홈쇼핑 업계가 기존 TV방송시간보다 약 60% 분량을 줄인 숏커머스를 시도하고 있다. 방송 시간이 기존 정규 프로그램보다 짧은 만큼 판매 상품 물량이 적어 다양한 제품을 소개할 수 있다. 또한 짧은 콘텐츠에 대한 소비자 요구가 커지고 있는 점도 숏커머스가 부상하는 배경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CJ온스타일은 간판 쇼호스트를 내세운 숏커머스 코너를 새롭게 선보였다. 기존 정규프로그램에 이어 20분 분량의 프로그램을 월 1회씩 방송하는 식이다. CJ온스타일은 평일 저녁과 주말 오전 홈쇼핑 프라임 시간대를 공략했다. 한 주의 매출을 견인하는 핵심 프로그램인 만큼 매주 고정 요일에 편성돼 약 두 시간 안팎으로 방송한다. 여기에 20분 숏커머스 코너를 편성해 새로운 쇼핑 콘텐츠를 선보이는 것이다.
숏커머스 코너에 대한 사전 운영 결과는 기대감을 높인다. 지난 7일 ‘최화정쇼’에 이어 선보인 ‘최화정쇼 캐치타임’에서는 파빌리온 뷔페 인기 메뉴 훈제메뉴를 선보여 20분 간 4만 팩을 판매했다. 이를 단순 매출로 환산하면 약 2억원 정도다. 지난달 20일 ‘강주은의 굿라이프’에 이은 ‘강주은의 굿모닝숏핑’에서는 ‘비비안 마이핏 네모팬티’를 특가로 선보여 3억원에 육박하는 매출을 거뒀다.
롯데홈쇼핑은 지난 3월부터 대표 리빙 프로그램 ‘최유라쇼’의 일환으로 토요일 오전 8시부터 20분간 ‘토요장터’ 코너를 운영하고 있다. 토요장터는 고물가에 따른 장바구니 부담을 덜자는 취지로 상품을 구성했다. 토요일 오전(8~9시) 시간대 평소 대비 주문금액이 두 배 이상 높은 점을 감안해 ‘주말 오픈런’ 콘셉트로 기획했다. 짧은 방송시간에도 불구하고 평균 주문건수가 2500건을 넘는 등 고객 호응이 높다.
국내에서 접하기 어려운 식품이나 해외 리빙 브랜드 등 ‘스몰 럭셔리’ 상품을 편성한다. 포르투갈 리빙 브랜드 ‘레노바’의 천연펄프 컬러티슈’는 방송 20분 만에 약 4000세트 판매고를 올렸다. 이 제품은 롯데홈쇼핑 신상품 개발 조직 ‘MZ PB개발팀’이 론칭을 주도했다. 채도가 높은 선명한 색상이 특징으로 글로벌 셀럽이 사용해 화제를 모았다. 항생제를 사용하지 않은 ‘설성목장 한우육포’, 그리스에서 직수입한 프리미엄 요거트 ‘코우카키스 그릭오거트’ 등도 3000세트 이상 판매됐다.
공영홈쇼핑은 모바일 라이브커머스 하이라이트 장면을 숏폼으로 제작해 자사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재하고 있다. 해당 영상에서 상품 페이지로 연결해 바로 구매할 수 있는 시스템도 구축했다. 이어 자사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리뉴얼을 통해 숏클립을 전면에 배치했다.
홈쇼핑업계가 숏폼과 숏커머스로 새로운 시도에 나서는 것은 짧고 간결한 콘텐츠에 대한 소비자 요구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긴 시간의 영상보다 주목도가 높아 제품 각인효과를 줄 수 있어서다. 또한 짧은 시간 내 판매하는 프로그램 특성상 상대적으로 적은 물량을 확보해도 방송이 가능해 다양한 상품을 선보일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숏커머스 코너 신설로 협력사는 판매 채널 다각화로 매출 규모화를 이루고 고객은 인기 상품을 좋은 조건으로 구매할 수 있어 윈윈 효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효주 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