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홈쇼핑 4개사(GS·CJ·롯데·현대)의 2분기 실적이 일제히 고꾸라졌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반 하락하며 CJ온스타일을 제외하고 두 자릿수 감소세를 보였다. 지난 2분기 합산 영업이익은 반토막 났다. 매출이 정체된 상황에 송출수수료가 급등한 영향이다. 올해도 수수료 인상 폭이 가파를 것으로 보여 연간 최저 실적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업계는 '탈(脫) TV' 전략으로 위기를 돌파한다.
GS·CJ·롯데·현대홈쇼핑의 2분기 합산 영업이익은 56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4% 급감했다. 합산 매출액은 7.84% 줄어든 1조1278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반적인 소비 침체 분위기에 더해 모바일로 바뀐 쇼핑 환경으로 TV홈쇼핑이 설 자리가 좁아진 탓이다.
롯데홈쇼핑은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이 92.8% 줄며 하락폭이 가장 컸다. 지난 2월부터 새벽방송을 중단한 영향이다. 롯데홈쇼핑과 GS홈쇼핑, 현대홈쇼핑의 경우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두자릿 수 감소세를 보였다. 현대홈쇼핑 별도기준 영업이익은 70.3% 감소한 80억원, GS홈쇼핑은 15% 줄어든 273억원으로 나타났다. CJ온스타일 역시 부진한 실적을 거뒀지만 낙폭은 가장 적었다. CJ온스타일의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4.2% 감소한 187억원을 기록했다.
위기의 홈쇼핑 업계는 '탈 TV' 전략을 서두르고 있다. 모바일 기반으로 사업 중심을 전환하고 라이브커머스와 e커머스를 경쟁 상대로 삼아 브랜딩 전략을 재편하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그 간 새벽방송을 하지 못했던만큼 하반기 단독 패션 상품을 강화해 실적 반등을 꾀한다. 신규 브랜드를 두 배 이상 확대하고 유명 모델을 내세워 고객 유입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CJ온스타일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실행한 원플랫폼 전략 체계를 공고히한다. 모바일 라이브커머스와 콘텐츠커머스를 지속적으로 기획해 TV, e커머스, MLC를 연계한 원플랫폼 경쟁력을 고도화한다는 계획이다. 현대홈쇼핑은 방송 기획력과 재미요소를 한층 강화에 콘텐츠를 운영해 나간다.
스타트업 발굴, IP 사업 등 새먹거리를 위한 투자도 늘린다. CJ온스타일은 지난해 6개 스타트업에 약 320억 원을 투자했고 올해 들어서도 유니콘 기업(기업 가치 1조 원 이상 비상장사)인 에이피알에 10억 원 규모의 상장 전 지분투자(프리IPO)를 진행했다.
GS홈쇼핑을 운영하는 GS리테일은 오픈 이노베이션 영역을 기존 식품에서 올해부터 유통 전반으로 확장했다. 롯데홈쇼핑은 벨리곰, 가상인간 루시와 같은 자체 IP사업을 확대한다. 지난 2018년 벨리곰을 공개한 이후 굿즈, 파생 계약 등 관련 매출액은 누적 200억원에 달한다.
강명현 한국방송학회장(한림대학교 교수)은 “홈쇼핑 산업이 괄목할 만한 성장을 했지만 변화를 모색해야할 시기”라면서 “e커머스, 모바일 등 경쟁이 치열해진 것이 1차적 원인이며 송출수수료 증가 등 구조적인 문제도 있어 이를 감안한 정부의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라 말했다.
박효주 기자 phj20@etnews.com
2분기 매출·영업익 동반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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