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현의 뉴코리아 건설](7)대한민국, 재도약 할 수 있을까!

이승현 한국무역협회 부회장
이승현 한국무역협회 부회장

대한민국은 침몰하는가? 국운이 쇠퇴하는 것 같은 불길한 느낌이 든다. 약 30여 년 전으로 기억한다. 삼성 일본 주재원으로 근무 때 도요타자동차 회장에게 가장 큰 경영상 위기가 무엇이냐고 묻자 ‘인구 감소’라고 했다.이후 일본은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어 활력을 잃었고 G2국가에서 G3 국가로 전락했다가 최근 재도약하고 있다.

일본은 ‘미혼율 상승과 출산율 저하의 주요 요인은 젊은 세대의 소득문제’라며 젊은 층이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갖고 결혼해 아이를 낳을 수 있는 세상을 만들지 않는 한 저출산 추세를 반전시키기 어렵다고 판단, 2030년까지 저출산 반전의 기회로 설정하고, 중학생까지 지급하는 아동수당을 고등학생까지 늘리며, 부모의 소득제한도 철폐했다. 또, 육아 휴직 사용시 실수령 수입이 줄지 않도록 육아휴직 급여율을 인상했다.

1990년대부터 내리막길은 걷었지만 잃어버린 30년을 극복하고 다시 아시아 주도국으로 나아가고 있다. 닛케이 지수가 올들어 28% 올랐고, 원료와 장비 그리고 엔지니어링 인력 기반을 우위로 미·중 갈등이 더욱 커지는 가운데 일본 기업이 반도체 반사이익도 챙기고 있다.

반면에 우리나라는 원화 약세에도 불구하고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수출이 감소하고 있다. 기업의 부채 비율도 102.4%로 8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감당못하는 기업 비중이 35%를 넘었다. 세계 최고 기업 삼성전자도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대비 95% 급감한 6402억원에 그쳤다. 특히 반도체 부문은 4조5800억원 적자를 기록, 금융위기 이후 최악이라고 한다.

30년 전 고 이건희 회장이 삼성그룹의 주요 임직원을 순차대로 모아 놓고 삼성의 미래를 걱정하면서 초일류로 가기 위해서는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라’고 했다. 당시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 국 가전 매장에 삼성 제품이 소니 제품에 밀려 귀퉁이에 먼지가 쌓여 있는 모습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 그는 ‘국제화 시대에 변하지 않으면 영원히 2류나 3류가 될 것’이라며, ‘결국 내가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 결과, 삼성전자는 세계 1등 기업으로 변신, 한국이 세계 10대 강국이 되는 데 중심축 역할을 했다.

참고로 1993년 삼성전자 매출은 약29조원에서 2022년 448조원으로 954% 성장했고, 브랜드 가치도 세계 5위로 올라섰다.

우리나라 19~34세 청년 177만 6000명 가운데 53만 8000명이 고립되어 있다고 한다.

약 5%의 청년들이 ‘자신의 의지로 방에서 나갈 수가 없다’고 한다. 우리 사회에 활력을 불어 넣어 주어야 할 중심 세대가 병들어 감에도 기업에 특혜를 주고 대표자리를 꿰찬 공무원이 있는가 하면 돈봉투 사건의 주범으로 지목된 국회의원 체포 동의안을 부결시킨 국회의원을 보면서 대한민국 미래가 암울하게 느껴진다.

다행이 물가가 안정되고 환율도 안정되어 가는 것 같다. 30년 전 벼락처럼 던져졌던 이 회장의 선언처럼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해서는 혁신이 필요하다. 낡은 습관을 과감하게 벗어 던지고 4차 산업 혁명과 글로벌 새 질서의 흐름에 올라타야 한다. 모두가 자신에게 올 수 있는 일시적 손해를 감수해야만 가능한 일이다. 신축 아파트에 공립 탁아시설 설치를 의무화 하는 등 출산 정책부터 정치·경제·사회·노동 모두 다 바꾸어보자. 대한민국 파이팅!

이승현 한국무역협회 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