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올리브영이 중국에 자체브랜드(PB) 사업을 전담하는 법인을 신규 설립한다. 중국 현지 오프라인 매장 철수 후 온라인으로 사업을 전환한 올리브영은 PB 상품을 주력으로 새롭게 승부수를 던진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올리브영은 지난 3월 말 이사회를 열고 중국 신규 법인 설립 안건을 가결했다. 이사회에는 이선정 대표이사와 정찬욱·이종화 상무이사, 장금주·허성욱 사외이사가 참석했다. 신설 법인명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올리브영은 지난 2013년 100% 자회사 ‘CJ올리브영 상하이’를 설립하고 같은 해 상하이에 첫 매장을 오픈했다. 그러나 사드배치 후폭풍 등 여파로 부진한 실적이 이어졌고 2020년 중국내 직영점은 모두 철수한 후 디지털 판매 채널로 전환했다. 기존 중국 법인은 현지 e커머스 내 브랜드관을 운영하는 리테일사업과 PB브랜드를 모두 담당해왔다.
이번에 새롭게 생기는 법인이 PB사업을 전담할 계획임에 따라 기존 법인은 리테일 사업을 담당한다. 회사측은 각 영역에서 전문성을 갖춘 두 회사로 중국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신설 법인을 설립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리브영은 △바이오힐보 △웨이크메이크 △브링그린 △라운드어라운드 △필리밀리 △드림웍스 △컬러그램 등 가성비 좋은 기초화장품부터 고기능성 스킨케어, 색조 화장품에 미용 소품까지 다수의 PB를 운영하고 있다.
올리브영에 따르면 회사의 자체 색조 브랜드인 ‘웨이크메이크’의 최근 3년간(2020년~2022년) 연평균 매출 성장률은 35%를 기록했다. 지난 2019년에는 동남아 최대 유통기업 데어리팜 그룹과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싱가포르와 홍콩 대표 헬스앤뷰티 스토어 ‘가디언’과 ‘매닝스’에 PB를 입점시킨 바 있다.
지난 2018년 미국 최대의 온라인 쇼핑몰 아마존에 진출한데 이어 중국과 일본, 동남아 등 각 국을 대표하는 e커머스에 입점했다. 특히 일본 라쿠텐과 큐텐에서 자체 진행한 3월 세일 기간 동안 올리브영 PB 주문액은 전년 대비 약 3배 이상 증가하며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올리브영은 신설법인에서 경쟁력을 갖춘 PB 제품 공급에 집중하며 수익성 제고 전략을 펼칠 것을 관측된다. PB브랜드 전문성 강화로 중국 시장을 공략해 실적 개선을 꾀한다. 올리브영 중국 법인 작년 매출액은 136억원으로 전년 동기(248억원)보다 45% 줄었다. 적자 폭은 더욱 확대됐다. 작년 당기순손실액은 24억원으로 전년 7억9000만원보다 손실 규모가 3배 이상 커졌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중국 시장 공략을 지속하기 위해 새롭게 법인을 설립한다”라며 “체질 개선을 통해 올해 반등을 이뤄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올리브영은 국내 시장에서 독주하며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2조7775억원으로 전년 대비 31.7%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2745억원으로 전년 대비 97.5% 늘어났다. 주류 판매를 강화해 덩치 키우기도 계속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시범 운영을 시작해서 최근 주류 판매 매장이 100곳을 넘어섰다.
강성전 기자 castlek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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