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2021년 프랜차이즈 가맹점은 전년 대비 10.6% 늘어났다. 팬데믹으로 인한 영업 시간 단축 및 각종 출입 제한 조치 등 소상공인의 영업 환경이 녹록치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가맹점이 늘어난 것은 아이러니다. 하지만 과거를 복기해보면 경기가 불황일 때마다 오프라인 창업 시장은 활황이었다. IMF,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그랬다. 경기 불황으로 고용이 불안정해지면 창업이 늘어난다.
안타까운 점은 ‘성공적인 내 가게‘를 꿈꾸는 열정만큼 창업 준비를 열심히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문전성시를 이루는 ‘내 가게’ 창업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한번 입지를 정하고 임대차 계약과 인테리어 공사 후 가게 문을 열면 돌이킬 수 없다. 똑똑하고 현명한 창업을 위해서는 ‘감’을 따르기 보다 데이터 기반으로 ‘분석’하는 것이 특히 중요하다. 크게 세가지를 강조하고 싶다.
첫째, 프랜차이즈 가맹 창업은 관심 브랜드의 ‘정보공개서’ 분석이 출발점이다.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제공하는 ‘정보공개서’에는 브랜드의 연도별 가맹점 증가 추이, 신규 개점 및 폐점 현황, 기준 면적 창업 비용, 본사의 재무상태 등 다양한 데이터가 담겨있다. 이는 브랜드를 분석하는데 있어 최소한 알아야 하는 ‘필요조건’이다. 다만 공정위의 정보공개서 데이터가 100% 완벽하지는 않다. 업데이트 기준이 연단위여서 조회 시점과 최대 2년의 시차가 발생할 수 있고, 일부 항목 내용이 없거나 정보공개서 등록 과정에서 오류가 빈번하게 일어나는 한계도 있음을 인지해야 한다. 마이프랜차이즈 같은 창업 플랫폼 서비스를 이용하면 시각화 된 브랜드별 창업 정보를 한 눈에 확인하며 비교할 수 있다.
둘째, 시시각각 변화하는 상권 이면의 ‘숫자’를 살펴야 한다. A 상권에서 잘 되는 업종 또는 브랜드가 B 상권에서 반드시 잘 되는 것은 아니다. 브랜드와 창업자 그리고 상권이 갖는 고유의 속성이 있다. 이 속성들이 최적의 조합을 이룰 때 성공할 확률이 높아진다. 고정관념과 편견을 뒤로하고, 숫자가 말하는 팩트에 집중하면 누구나 상식적인 판단을 할 수 있다. 과거와 달리 지역 상권의 거주 인구, 유동인구, 배후세대, 업종별 매출 추이, 경쟁 강도 등의 광범위한 데이터가 온라인에 공개되어 있다. 클릭 몇 번으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는 세상이다. 상권을 볼 때는 특정 시점의 데이터 뿐만 아니라 일정 기간의 추세를 함께 봐야 균형 잡힌 관점을 가질 수 있다.
셋째, 똑똑한 창업 준비의 종착점은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다. 앞서 강조한 창업 정보의 학습을 마쳤다면, 이제 현장을 찾아야 한다. 초보 창업자 일수록 내가 무엇을 모르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그러니 전문가 혹은 창업 선배를 만나서 질문해야 한다. 프랜차이즈의 경우 최소 4-5곳 이상의 브랜드와 창업 상담을 해봐야 한다. 상담을 할수록 해당 업종 전반 및 브랜드의 강점과 약점, 그리고 향후 전망에 대해 알 수 있다. 상담만 잘 받아도 홍보 자료에 드러나지 않는 브랜드의 진정성과 신뢰도를 체감할 수 있다. 더불어 그 지역 공인 중개사, 가게 사장님, 잠재 소비자에게도 물어보자. 내가 다 알고 있다는 생각이 가장 위험하다.
손품과 발품은 어찌 보면 귀찮은 일이다. 귀찮지만 사장으로서 오롯이 감당해야 할 일이다. 창업 준비 과정의 귀찮음도 감당할 수 없다면 일찌감치 창업을 포기하는 것이 맞다. 창업 이후에는 그 이상으로 번거로운 일과 학습을 계속해야 하기 때문이다. 대부분 이와 같은 과정을 생략하고 창업에 뛰어든다. 그러므로 내가 한 번 더 알아보는 만큼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손품으로 학습하고 발품으로 검증하기’를 반복한다면 자신만의 확신을 가지고 데이터에 근거한 창업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김준용 마이프랜차이즈 대표 contact@myfranchise.kr
마이프랜차이즈 대표 김준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