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솔루션, e커머스 사업 철수…갤러리아와 교통정리 완료

에어스택 홈페이지 내 서비스 종료 공지 <사진=에어스택 홈페이지 갈무리>
에어스택 홈페이지 내 서비스 종료 공지 <사진=에어스택 홈페이지 갈무리>

한화솔루션이 e커머스 계열사 ‘엔엑스이에프’를 1년 반 만에 청산했다. 엔엑스이에프는 리셀 사업을 영위하는 한화솔루션 유통 계열사다. 법인 청산을 통해 그룹 내 유통 사업은 한화갤러리아로 일원화한다. 한화그룹 3세 경영이 본격화되면서 형제 간 교통 정리를 완료했다는 분석이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엔엑스이에프는 지난 14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법인 해산을 결정했다고 16일 공시했다. 지난 2021년 12월 법인을 설립한 지 1년 6개월 여 만이다.

엔엑스이에프가 운영하는 리셀 플랫폼 ‘에어스택’도 다음달 16일 부로 서비스를 종료한다. 판매·구매 수수료는 각각 5%로 인상해 남은 한 달간 적용한다. 손실 없이 거래량을 줄이겠다는 의도다. 지난달 서울 홍대에 개장한 오프라인 매장도 이달 30일까지만 운영한다. 지난 3월 설립한 엔엑스이에프 미국 법인도 정리 수순을 밟는다.

법인 해산은 갑작스럽게 이뤄졌다. 엔엑스이에프 내부에서도 임시 주총 당일인 지난 14일 사업 철수 사실을 접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어스택은 오프라인 매장, 위탁 판매 사업 등 신사업 준비에 한창이었다.

한화솔루션 관계자는 “리셀 시장이 이전보다 위축된 측면이 있다”며 “태양광 등 주력 사업에 투자가 많이 이뤄지면서 선택과 집중 차원에서 법인을 정리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엔엑스이에프는 한화솔루션의 유일한 유통 계열사였다. 지난 3월 한화갤러리아 분할 이후에도 한화솔루션에 남아 리셀·대체불가토큰(NFT) 등 다양한 기회를 모색해왔다. 이근영 엔엑스이에프 대표를 비롯한 임원진 전원을 한화솔루션 e커머스 TF부문이나 전략기획실 소속 임원으로 꾸리며 힘을 실었다.

다만 한화갤러리아 분할 이후 상황이 바뀌었다. 한화그룹은 3세 경영을 본격화하고 있다. 장남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태양광·방산 등 주력 사업,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이 금융 사업, 삼남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이 유통·호텔 사업을 승계하는 구도다. 그룹 내 유통 사업을 한화갤러리아로 정리한 상황에서 적자 폭이 큰 e커머스 사업을 지속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김동선 본부장이 이끄는 한화갤러리아는 신사업 발굴에 한창이다. 한화갤러리아 자회사 에프지코리아는 오는 26일 미국 햄버거 브랜드 파이브가이즈 1호점을 강남에 개점한다. 와인 수입을 전담으로 하는 자회사 ‘비노갤러리아’도 새롭게 설립했다. 비노갤러리아는 주류 수입면허를 취득해 유럽·미국 등 주요 산지 고급 와인을 직매입해 공급하는 역할을 맡는다.

업계 관계자는 “한화갤러리아가 독립한 상황에서 많은 투자가 필요한 e커머스 사업을 독자 운영할 수 있을 지 의구심이 들었을 것”이라며 “다만 사업 확장에 가속을 내고 있던 시점인 만큼 업계에서도 예상하지 못한 결과”라고 말했다.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