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도시3’ 최우준 “소속사 없는 무명배우입니다만…‘중꺾마’ 아닐까요?” [인터뷰]

‘범죄도시3’ 최우준 “소속사 없는 무명배우입니다만…‘중꺾마’ 아닐까요?” [인터뷰]

영화 ‘범죄도시3’가 900만 관객을 돌파하면서 순항을 이어가고 있다. 어떤 영화든 작품의 짜임새를 이어주는 조연이 존재한다. 그리고 그들이 있어 주연이 더욱 빛을 발하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최우준은 ‘범죄도시3’의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주성철(이준혁 분)의 왼팔 이강호 역을 맡아 극 초반의 긴장감을 높인 것은 물론, 빌런 VS 빌런의 구도에도 힘을 제대로 불어넣었다.



최우준은 말한다. “소속사도 없는 무명 배우입니다만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 아닐까요”라고. 그를 직접 만나봤다.

‘범죄도시3’ 최우준 “소속사 없는 무명배우입니다만…‘중꺾마’ 아닐까요?” [인터뷰]

Q. ‘범죄도시3’가 큰 인기를 얻고 있다.

A. 1000만 관객 돌파를 눈앞에 두니 기분이 좋다. 벤치에 있다가 교체로 잠깐 나왔는데,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게 된 축구선수 같은 기분이랄까.

Q. 코로나 때문에 힘든 시기를 겪은 것으로 안다.

A. 한국 영화와 극장가가 팬데믹을 앓은 이후, 영화산업자체가 위기에 놓였다는 것을 지난 3~4년간 몸소 체험했다. 소속사가 없는 무명 배우들은 보통 오디션 기회조차 얻기가 힘든데, 겨우 조연으로 캐스팅됐던 영화나 드라마들의 제작이 무산되며 힘든 시기를 보냈다.

Q. ‘범죄도시3’에 어떻게 출연하게 됐나.

A. ‘범죄도시’ 시리즈는 업계에서 실력파 무명 배우들의 등용문이라는 인식이 있어서인지, 오디션 때부터 치열했다. 회사도 인맥도 없었지만, 마음 하나만은 크게 가졌고 그만큼 열심히 준비했다. 여러 번의 미팅과 오디션을 거쳐 최종 이강호 역으로 낙점됐다는 연락을 받았을 때에는 정말 기뻤다. 사실 무대 인사를 다니는 지금도 마동석 선배, 김민재 선배, 이준혁 배우와 함께 있는 순간들이 낯설게 느껴지곤 한다.

Q. 주변에서도 많은 격려와 응원이 있었을 것 같다.

A. 2010년 ‘대한민국 1%’로 스크린에 데뷔하고 난 이후, 드라마에 출연하게 되는 기회들도 많았지만, 연기에 대한 갈증으로 대학로에서 연극 활동을 꾸준히 해왔다. 영화나 연극에서 함께 작업했던 동료들과 연출님이 무엇보다도 기뻐해주시고 응원해 주셔서 참 감사하고 힘이 많이 된다.

데뷔 초부터 함께 했던 동료배우들과 아직도 교류를 한다. 무명이고, 아무도 알아주는 사람이 없다하더라도, 아직 오디션을 통해 이런 대형 프랜차이즈 작품에 합류 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주변 다른 배우들에게도 힘을 실어줄 수 있게 된 것 같아 무척 감개무량하다.

‘범죄도시3’ 최우준 “소속사 없는 무명배우입니다만…‘중꺾마’ 아닐까요?” [인터뷰]

Q. 촬영 중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다면?

A. 영화에서 주성철 무리와 마동석 무리가 처음으로 경찰서에서 만나는 장면을 찍을 때가 생각난다. 카메라가 돌아가는 그 순간, 내 앞에 있는 마동석과 다른 형사들과 살아있는 존재로서 함께 그 공간에서 ‘진짜’로 숨 쉬고 느끼려고 했다. 그리고 부족한 점이 아직 많지만 이강호로서 후회 없이 인생을 잘 살았다고 생각한다. 물론 악인의 인생이지만.(웃음)

Q. 이준혁 배우를 비롯해 주변 인물들과의 호흡은 어땠나.

말 그대로 정말 선한 사람이다. 처음에는 나도 약간은 선입견이 있었다. 착한 척 하는 연예인 정도일거라 생각했는데, 더 이상 뭐라고 말로 설명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착한놈’이다. 나도 나와 결이 다른 인물을 맡은 적이 있지만 마음도 정말 괴롭고 두 세배 이상의 노력을 해야 했다. 이준혁 배우도 아마 본인과 결이 너무 다르기에 극악무도한 악역을 하며 더 많이 고통스러웠을 것 같다.

그러면서도 대장답게 또 우리를 잘 이끌어 줬다. 같이 캐릭터를 공유하고 신을 분석하는 작업을 같이 해 보면 굉장히 불도저 같았다. 반면 또 밥을 먹을 때나 사적으로는 너무 순수했다.

한규원 배우도 덩치는 큰데 무척 순수하고, 소년 같다. 게다가 위트도 있어서 만나면 늘 기분이 좋다. 사실 우리가 악역을 하고는 있지만, ‘본체’는 순수한 사람들이다.(웃음)

Q. 이상용 감독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을 것 같은데.

A. 이상용 감독님은 체력이 정말 놀라울 정도로 대단한데, 현장에서 지칠 줄 에너자이저 같은 사람이다. 체력관리를 배우보다 더 잘하는 것이 멋있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현장에 오기 전 분명 공진단을 먹거나, 병원에서 수액을 한 병 맞고 왔던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도 든다. 사실 지금까지도 그 의심이 남아있다.(웃음)

Q. 끝으로 마석도, 그리고 제작자 마동석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A. 마약을 파는 클러버, 비리를 저지르는 경찰, 사기를 치는 업자 등 본인의 직업윤리를 저버린 사람들을 통쾌하게 응징하는 마석도라는 캐릭터가 개인적으로는 정말 멋있다. 마석도의 ‘본체’ 마동석 선배님도 얘기를 나눠보면 연기에 대한 열정도 대단하시지만, 제작자로서 무명 후배들에게 기회를 주고 끌어주려고 마음을 쓰시는 멋진 선배다. 나도 마동석 선배님처럼 동료와 관객에게 인정받고 후배들에게도 희망을 주는 멋진 배우가 되고 싶다.

전자신문인터넷 강미경 기자 (mkk94@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