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산업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정부와 여당이 방송개혁 고삐를 바짝 당기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현재 전선은 방송통신위원회, KBS로 특정된다. 정부와 여당은 노동개혁에 이어 올 하반기 방송분야에 큰 변화를 줄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현재 정체상태인 대통령 국정운영 지지율을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과 언론단체들이 방송장악 프레임으로 맞서고 있어 상당한 충돌이 예상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방송통신위원회가 TV수신료 분리징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르면 7월 중 TV수신료 분리징수를 골자로 하는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을 공포할 전망이다. 5기 방통위 임기가 40여일 남은 가운데 이례적인 속전속결 행보에 갑론을박이 이어진다.
방통위는 텔레비전방송수신료(KBS·EBS 방송 수신료) 분리징수를 위한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을 16일 입법예고했다. 같은 날부터 받기 시작한 국민참여입법 의견은 5일째가 되는 20일 기준 2000건을 넘겼다. 찬성하는 쪽은 통합징수는 개인의 선택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고 반대하는 진영은 이례적으로 빠른 속도로 충분한 논의 없이 법 개정이 진행되는 점을 우려했다.
개정안은 한국전력공사가 징수하는 전기요금에 TV 수신료를 합산 청구하는 현재 관행을 금지하는 게 골자다. 시행령 43조 2항을 ‘한국방송공사가 지정하는 자(현재 한국전력)가 자신의 고유업무 관련 고지행위와 결합해 수신료를 고지·징수할 수 없도록 함’으로 개정한다.
방통위는 입법예고 기간을 10일로 정했다. 통상적으로 입법예고 기간은 40일이지만, 긴급한 사안의 경우 법제처와 협의로 단축할 수 있다는 게 방통위 설명이다.
한상혁 전 방통위원장 거취도 관심사다. 한 전 위원장이 면직 처분에 불복해 법원에 제기한 집행정지 신청 결과가 이번 주 나올 전망이다. 가처분 결과에 따라 차기 방통위원장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이동관 대통령실 대외협력특별보좌관에 대한 지명도 늦춰질 수 있다.
권혜미 기자 hyemi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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