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IT 기업 애플이 111년 역사를 가진 스위스 과일 연합에게 로고 변경을 강요하고 있다. 이에 업체는 애플이 ‘사과’와 관련한 모든 로고를 독점하려 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미국 IT 전문지 와이어드, 애플인사이더 등 외신은 애플이 스위스 과일 연합(FUS; Fruit Union Suisse)에 사과 로고에 대한 광범위한 지적재산권을 요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같은 소송은 6년째 이어지고 있다. 만약 애플의 요구가 받아들여질 경우 FUS는 더 이상 ‘사과’를 형상화한 로고를 사용할 수 없게 된다.
FUS는 111년 역사를 가진 스위스 최대 과일 관련 연합이다. 이 단체의 현재 로고는 빨간 사과로, 오른쪽에 스위스 국기와 같은 흰색 십자가가 그려져 있다. 다만 흑백 인쇄를 고려한 검은색과 흰색으로 된 로고도 있다.
이를 두고 애플은 2017년 FSU의 현 로고가 자사 로고인 ‘한입 베어 문 사과’와 이미지가 비슷하다며 변경을 요구했다. 스위스 지적재산권 연구소(IPI)는 일부분 애플의 손을 들어줬지만, 애플은 나머지 상품에 대한 권리도 가지기 위해 또 다시 소송을 이어갔다.
FSU는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현재 디자인이 일부 변경됐지만, 빨간 사과에 흰색 십자가로 된 조합은 오랜 시간 사용해왔기 때문이다.
FUS 관계자는 “우리는 한입 베어 문 사과를 로고로 쓰고 있지 않기 때문에 애플의 요구를 이해하기가 어렵다”며 “애플의 목적은 사과에 대한 권리를 소유하는 것인데, 우리에게 사과는 누구나 무료로 사용할 수 있어야 하는 보편적인 것이다”라고 말했다.
앞서 애플은 지난 2021년 미국 생수 브랜드인 ‘조젯(Georgette)’의 로고가 자사 로고와 비슷하다며 상표등록 반대의견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프리피어(Prepear)라는 업체의 서양배에 잎사귀를 단 로고가 자신들과 비슷하다며 로고를 바꾸게 했다. 해당 업체는 법적 분쟁을 피하기 위해 로고 변경을 합의했다.
이 밖에도 일본, 터키, 이스라엘, 아르메니아 등 수많은 국가에서 비슷한 소송을 제기했다. 비영리단체 기술 투명성 프로젝트(TTP; Tech Transparency Project)는 애플이 지난 3년간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을 합친 것보다 더 많은 상표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고 전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