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대기업과 금융권이 맞춤형 생성형 인공지능(AI) 도입·개발을 본격 추진한다. 사내 문서 검색, 회의록 작성부터 코드 생성, 자료 요약 등에 광범위하게 활용할 수 있어서다.
삼성전자는 이달 초 삼성리서치 주도로 맞춤형 AI 도입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 사장은 최근 임직원 대상 강연에서 연내 GPT3.5 이상 자체 거대언어모델(LLM) 도입과 내년 2월 기업 업무 지식이 포함된 전문 검색서비스 오픈 계획을 공유했다.
지난주에는 삼성전자 반도체 뉴스룸 ‘위톡’을 통해 “생성형 AI가 활성화하는 시대에는 단말부터 데이터센터까지 전체를 아우르는 아키텍처가 필요할 것”이라면서 생성형 AI 성능을 뒷받침할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자사 경쟁력으로 꼽기도 했다.
KB국민은행은 생성형 AI 도입 일환으로 ‘KB-GPT’ 데모 웹사이트를 개설했다. 금융 서비스 내 검색, 채팅, 요약, 문서작성, 코딩 기능을 모두 GPT로 처리한다. 상품 가입에 관한 고객 질문을 단시간 해결하고 직원이 처리하는 단순 업무를 줄이는 등 생성형 AI를 통해 업무 효율을 높일 것으로 관측된다.
LG그룹은 AI연구원을 중심으로 생성형 AI 사업에 집중한다. LG AI연구원은 지난 18일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국제 학회 ‘컴퓨터 비전 및 패턴 인식(CVPR) 2023’에서 생성형 AI 상용화 서비스 ‘캡셔닝 AI’를 선보였다. 캡셔닝 AI는 처음 인식하는 물체 이미지를 이전 경험, 즉 학습을 통해 자연어로 설명한다. 평균 5개 문장을 10초 안에 완성, 대용량 이미지를 관리하는 기업에 업무 효율성과 생산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네이버는 한국어 특화 거대 AI 서비스 ‘하이퍼클로바X’를 조만간 공개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서치GPT’로 소개한 바 있는 이 서비스는 사용자가 선택한 문서를 요약해서 보여주거나 문서 초안을 작성 또는 수정하도록 도와주도록 설계됐다. 네이버에 따르면 하이퍼클로바X는 뉴스 50년치, 블로그 9년치에 달하는 한국어 데이터를 학습했다. 이는 오픈AI의 챗GPT 대비 6500배 많은 양이다.
카카오는 거대 AI 모델 ‘코GPT’ 업그레이드 버전인 ‘코GPT 2.0’을 하반기 공개할 예정이다. SK텔레콤은 글로벌 통신 사업자 연합 ‘텔코 얼라이언스’를 구축해 AI 에이전트 서비스 ‘에이닷’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이다.
급증하는 생성형 AI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기술 서비스도 출시되고 있다. 엔비디아는 지난 3월 기업이 AI 모델을 자체 학습시키고 운영하도록 지원하는 ‘AI 파운데이션’을 공개했다. 생성형 AI 핵심인 LLM을 기업이 자체 구축하고 규모에 맞게 구현하도록 돕는 서비스다. 이를 위해 사전 훈련된 모델, 데이터 처리 프레임워크, 맞춤화 데이터베이스, 추론 엔진 등을 제공한다.
김지선 기자 riv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