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분야에서 재해복구(DR)시스템 구축 속도가 빨라진다. 지난해 말 발생한 SK(주)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를 반면교사 삼아 DR 체계를 공고히 한다는 계획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자원) 공주센터를 비롯해 서울시, 교통안전공단 등 주요 공공에서 DR 시스템 구축을 위해 정보전략계획(ISP) 마련 등을 진행한다.
국자원은 내년 말 완공을 목표로 DR 전용 공주센터 설립을 준비 중이다.
현재 국자원 대전 본원과 광주센터에 분산된 정부 주요 부처·공공 시스템 DR 환경을 공주센터에 구현한다. 본원과 광주센터에서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별도 DR 센터인 공주센터에서 시스템을 가동해 중단없는 공공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본원과 광주센터에 입주한 공공 93개 주요 업무 DR 시스템을 공주센터에 구축한다.
국자원은 최근 정보시스템 마스터플랜(ISMP) 사업자를 선정했다. 공주센터 특성에 맞는 운영 체계를 마련하고 주시스템 서비스 불가 시 공주센터 DR 시스템을 통한 복구 방안과 절차 등을 마련한다.
국자원 관계자는 “공주센터는 폭탄 투하 등 전쟁 상황에서도 안전해야 하기 때문에 암반을 뚫고 지하 3층까지 주요 시스템을 구축하는 지하 벙커형”이라며 “ISMP 마무리 후 예산까지 확정되면 내년 상반기께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등 인프라 구축 사업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도 데이터센터 DR시스템 환경 구축에 돌입했다.
서울시는 서초와 상암 두 곳에 데이터센터를 운영 중이다. 서초 데이터센터는 행정포털, 세무종합 등 329개 업무를 지원하고 상암센터도 상수도 요금관리 등 58개 업무를 서비스한다.
서울시는 DR시스템 가동을 위한 소요시간을 최소화(4~6시간)해 서비스 연속성을 확보한다. 서초센터와 상암센터 간 통신망 연계로 중요서비스를 이중화한다.
주요 데이터를 보유한 공공도 DR 시스템 구축을 준비한다.
교통안전공단은 자동차운행기록분석 시스템을 비롯해 대중교통정보, 교통안전정보관리시스템, 위험물질운송안전 통합관리시스템 등 국민 교통 안전 관련 주요 시스템 30여개를 운영한다.
공단은 장애나 재해 발생 시 주요 정보시스템 데이터 복구체계를 마련해 중단 없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DR 시스템 구축을 위한 중장기 계획을 마련한다.
공공이 이 같이 DR 시스템 구축에 나서는 것은 지난해 SK(주)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와 같은 비상 상황 발생 시 대국민 서비스 중단 사태를 막기 위해서다. 지난해 판교 데이터센터를 이용하던 카카오는 서비스 완전 복구까지 총 127시간 30분(5일 이상) 가량 소요됐고 서비스 이용자 불편을 초래했다. 서비스 장애로 인한 피해 비용이 예측 불가할 정도로 DR 체계 미흡으로 인한 직·간접 손해가 컸다.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에 비해 DR 체계가 미흡했던 다수 공공이 지난해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 후 DR 시스템 도입 문의가 늘었다”며 “단순 인프라 백업뿐만 아니라 클라우드, 빅데이터 등 수시로 변하는 IT 환경에 맞춘 DR 시스템 도입을 요구하는 분위기라 관련 컨설팅도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선 기자 riv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