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커넥트는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화분매개 곤충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추적하고 벌의 활동을 분석하는 ‘AI 스마트 수정벌 모니터링 시스템(Connect Bee)’을 개발, 꿀벌 실종의 실마리를 제공했다.
매년 2~3월 초, 수백만 헥타르에 달하는 캘리포니아 아몬드 농장으로 미국 전역에서 3000억마리 벌이 이동한다. 이는 아몬드꽃 수정을 위해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벌을 공급하기 위해서다. 농작물 재배에 있어 필수인 수정벌 등 화분 매개 곤충의 세계시장 규모는 2020년 기준 3조 3000억원 수준이다. 특히 최근 이상기후, 환경오염 등으로 인한 벌 개체수가 급감하면서 관련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최근 국내에서도 ‘꿀벌 실종’ 문제가 대두됐다. 지난해 10월부터 지난 3월까지 월동봉군 실종피해가 전국적으로 발생해 월동을 마무리하고 봄벌 번식을 위해 벌통을 확인해보니 꿀벌들이 사라지는 소멸피해가 전국적으로 확산된 것이다. 꿀벌 실종 피해로 인한 벌꿀을 생산하는 주력 봉군이 감소해 올해 벌꿀 생산은 물론 봄철 수정벌 사육에 막대한 타격을 입혔다.
지난해 전체 꿀벌 사육 군수 247만군 중 약 60%인 148만 군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정된다.이는 수정벌에도 영향을 미쳤다. 정부도 이에 팔을 걷어붙였다. 국가적인 양봉산업 육성 및 지원을 통해 오는 2026년까지 양봉산업 규모를 약 1조원으로 키우고자 한다.
대부분의 온실농가에서 작물이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수정벌을 사용하는데, 토마토의 경우 꽃이 피고 10일 이내에 수정활동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열매를 맺지 못한다. 결과적으로는 15%이상의 생산량 손실이 발생한다. 하지만 벌 활동은 환경조건에 따라 실시간으로 변화하고 관리가 어려워 기술 도입이 까다롭다. 또 작고 빠르게 움직이는 벌의 활동과 비행형태를 실시간으로 탐지 분석하는 시스템의 개발 및 상용화가 어려웠다. 이를 해결한 것이 바로 팜커넥트의 기술이다.
팜커넥트의 ‘Connect Bee’시스템은 벌통에 출입하는 벌을 AI기술을 기반으로 실시간으로 벌들의 작업량을 분석한다. 특히, 벌의 다리에 붙은 꽃가루를 탐지, 양을 분석하고 꽃가루의 색을 구별하여 벌들의 작업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진 것인지를 분석한다. 해당 기술은 팜커넥트에서 국내외 특허를 출원하여 최초로 상용화를 시작했다. 이를 통해 농민은 벌통 투입 후 벌들의 활동량 변화를 보면서 적기에 벌통을 교체, 수정작업의 효율을 높일 수 있다.
김무현 팜커넥트 대표는 “올해 첫 계약을 통해 하반기부터 농가에 보급을 시작하고, 오는 2027년 까지 전국 80만동 시설농장에 보급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해외시장 진출 계획도 밝혔다. 김 대표는 이어 “전세계에서 활용할 수 있는 이 시스템을 아제르바이잔, 캐나다, 스페인, 이스라엘, 중국의 기업과 기술이전을 협의 중에 있다”면서 “K-농업기술의 해외 수출을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팜커넥트는 ‘Connect Bee’ 시스템 외에도 농민의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농업 플랫폼을 개발해 공급중이다. 대부분 시설농가는 단순한 온습도 센서값을 스마트폰으로 모니터링하는 수준인데 팜커넥트 시스템은 국내외 농가 데이터를 수집, 농민이 원하는 환기·관수·환경·영양제 급배액·병충해 등 정보를 제공한다. 농가가 제공하는 실시간 데이터에서 문제를 도출해 즉각적인 대처방안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를 통해 작물 피해 감소는 물론 30% 이상 생산량 증대 성과를 냈다.
이경민 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