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변호사들, 재판서 챗GPT 가짜 판례 제시했다 ‘벌금’

엉터리 판례 지적하자 ‘모르쇠’…벌금형 ‘망신살’
법원 “AI 활용 가능하지만, 변론엔 책임져야”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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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변호사들이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가 쓴 ‘엉터리’ 판례를 변론 자료로 제출했다가 벌금을 부과받았다.

2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P. 케빈 캐스털 뉴욕 맨해튼 연방지방법원 판사는 이날 챗GPT가 쓴 가짜 판례를 들어 변론서를 작성한 변호사 2명(피터 로두카, 스티븐 슈워츠)에게 벌금 5000달러(약 651만원)를 부과했다.

캐스털 판사는 “그들(변호사 2인)은 미국 법 체계의 기본 원칙을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변호사들이 소속된 법률회사 레비도, 레비도 앤드 오버먼(Levidow, Levidow & Oberman)에도 같은 벌금을 물렸다.

이 같은 판결은 지난 8일 진행된 청문회 이후 나왔다.

변호사들은 지난 2019년 8월, 엘살바도르에서 뉴욕으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카트에 부딪혔다며 아비앙카항공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한 승객의 변호를 맡았다. 이와 관련해 올해 3월 제출한 변론서에 챗GPT가 작성한 존재하지도 않는 판례와 허위 인용 문구를 넣어 문제가 됐다.

캐스털 판사는 “법원이 판례의 진위에 의문을 제기한 뒤에도 휴가를 갔다고 책임을 회피했으며, 허위의견을 계속 주장했다”며 “책임을 깨끗하게 시인했다면 법원의 명령은 달라졌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결국 슈워츠 변호사는 “챗GPT를 통해 법률 자료를 찾은 것은 처음으로, 가짜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며 “확실한 검증 없이는 앞으로 챗GPT를 이용하지 않겠다”고 사과했다.

한편 가짜 판례가 등장한 문제의 재판에 대해 캐스털 판사는 몬트리올 협약에 따른 국제선 항공여행 소송의 유효기간인 2년이 지났다며 소송을 각하했다. 변호사들은 결국 재판에서도 패소하고 추가로 벌금까지 물게 됐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