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공간에서 연구개발(R&D)한 성과물을 지구로 다시 귀환시키는 기술 개발이 잇따르고 있다. 기존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만 가능했던 우주 연구가 상업 시장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독일 스타트업 애트모스 스페이스 카르고는 우주에서 지구로 화물을 운송하는 ‘반환 캡슐’을 개발하고 있다. 최근 사업화를 위한 400만유로(약 57억원) 규모 시드 투자 유치를 성공했다.
애트모스가 개발 중인 반환 캡슐은 ‘피닉스’라는 이름으로 100㎏ 화물을 실을 수 있다. 상업용 우주 로켓에 이 반환 캡슐을 싣고 저궤도 등 우주 공간에서 각종 신기술 실험이나 제품 제조를 가능하도록 한 캡슐이다. 캡슐은 우주 연구 임무를 하기 위해 3시간에서 3개월 가량 궤도를 돌다가 지구로 복귀한다.
캡슐이 지구 대기권을 뚫고 안전하게 회수될수 있도록 화물을 보호하는 열 차폐 장치와 고속으로 펼칠 수 있는 낙하산 기능도 적용했다. 애토모스는 이를 ‘팽창식 대기 감속기(IAD)’라고 명명했다. 대기권에 들어오면서 에어백이 펼쳐지는 방식으로 속도를 늦추고 완충 역할을 한다.
애트모스가 반환 캡슐을 개발하는 건 늘어나는 우주 연구가 향후 사업 기회가 될 것이라 판단해서다. 특히 생명과학 연구와 신약 등 제조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최근 제약 바이오 기업들은 우주 공간에서 실험을 시도하는데, 무중력 혹은 미세 중력 환경이 지구에서의 실험과는 다른 결과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중력의 영향을 덜받는 우주 공간에서는 화학 반응이 정밀하고, 불순물이나 균열이 잘 발생하지 않는다. 이 덕분에 성분이 일정한 화합물을 만드는데 유리하다. 새로운 의약품을 만드는데 도움이 된다는 의미다. 일부 기업들이 국제 우주정거장에서 이같은 실험을 진행하지만 한정된 수요만 대응할 수 있어 비용이 비싸고 연구결과 및 제품을 회수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애트모스가 이를 상업 목적용으로 전환,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려는 배경이다. 애트모스는 이런 사업 모델을 ‘주문형 미세 중력’이라고 명명했다.
미국 스타트업 바르다 스페이스 인더스트리도 같은 시장을 공략 중이다. 바르다의 지구 궤도 반환 캡슐 역시 신약 연구를 위한 목적으로 사업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달 스페이스X 로켓에 실려 저궤도에서 약한 한달간 실험을 거쳐 지구로 돌아오는 것이 목표다.
권동준 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