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산업 구조가 변하며 이커머스가 소비 문화의 ‘뉴노멀’로 자리잡은 지는 이미 오래다. 서울연구원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이커머스 시장 규모는 2010년부터 2020년까지 연평균 19.7% 성장률을 기록하며 2020년 131조원을 넘었다. 특히, 소매판매액 기준 2020년 매출 비중은 오프라인 66.4%, 온라인 33.6%에서 2021년 오프라인 62.8%, 온라인 37.2%로 변화했다. 더욱이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모바일 매체 보급률이 계속 확대되고 이동통신 환경이 개선되면서 이커머스 시장은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몇 년간 이커머스의 가파른 성장 배경에는 디지털 전환과 코로나19 장기화가 있었다. 유로모니터 조사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지난해 이커머스 1인당 소비액 규모 세계 2위, 아시아 1위를 차지하며 온라인 산업 중요성이 큰 나라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빠른 매출 성장세를 기반으로 많은 기업에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전개하며 고객 확보를 향한 경쟁에도 불이 붙었다. 하지만 엔데믹 이후 이커머스 시장 분위기가 사뭇 변화하고 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심화되고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소비자들은 지갑을 닫았고, 한 때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던 이커머스 기업들마저 생존을 위한 고객 확보에 전력을 다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시장 변화 흐름을 빠르게 파악하지 못하고, 과거의 방식만 고집해 변화의 장벽을 넘지 못하는 기업은 시장에서 도태될 가능성이 크다.
더욱 신중해진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기 위해 이커머스 기업들은 ‘개인화에 기반을 둔 맞춤 쇼핑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 소비자들은 가격, 배송, 서비스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하며 똑똑하게 소비하기를 원한다. 인공지능(AI)과 머신 러닝 기술로 수집한 개인 관심사 데이터로 소비자에게 최적화된 서비스와 제품을 제시하는 것은 차별화된 쇼핑 경험의 기반이 될 것이다.
가령 필자가 몸담고 있는 플랫폼은 초개인화를 홈 화면에 도입해 소비자에 따라 다른 제품과 프로모션을 보여준다. 이는 소비자들이 제품 탐색에 적은 시간과 노력을 들이고도 만족스러운 쇼핑 경험을 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또한, 같은 쇼핑몰이라도 어떤 혜택을 제공하느냐에 따라 고객 선택이 달라지므로, 소비자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실제적인 혜택’을 제공해야 한다.
필자가 속한 쇼핑 경유 플랫폼은 G마켓, 11번가 등 오픈마켓을 비롯해 알리익스프레스, 아고다, 애플, 다이슨 등 국내외 300여개 유명 브랜드와 제휴를 맺고 있으며, 포인트나 적립금, 쿠폰이 아닌 실제 ‘현금’을 캐시백 해준다. 사용자들이 제휴 스토어를 쇼핑하기 전, 이 플랫폼을 경유해 쇼핑하면 구매액의 일정 비율이 샵백 계정에 적립되며, 이후 사용자 명의의 계좌나 네이버 페이로 환급 받을 수 있다. 평소에 자주 사용하는 쇼핑몰은 ‘관심 스토어’로 등록해두면 상향 캐시백이 될 때 맞춤 알림을 받을 수도 있다.
간단한 경유만으로 똑같이 쇼핑하고 쇼핑 비용을 절약할 수 있는 셈이니 한 번 이용한 고객들이 3개월 내 서비스를 재방문하는 비율도 60%에 달한다. 이 플랫폼은 국내 앱테크 트렌드와 맞물려 한국 론칭 이후 3년 만에 2023년 2월 기준 앱 누적 다운로드 건수가 70만건을 기록했다. 고물가·고금리로 소비자들의 지갑이 얇아진 요즘, 스마트한 쇼핑 습관을 지향하는 2030세대부터 알뜰한 살림을 지향하는 4050세대까지 폭 넓은 호응을 얻어낸 결과이다.
메타는 최근 ‘새롭게 떠오르는 문화: 2023 트렌드 보고서’를 통해 다가올 미래를 이끌 주요 문화 트렌드로 정체성 탐험, 릴레이션십(관계) 진화, 확고한 열망, 살아 숨쉬는 가치 등 4개 키워드를 선정했다. 보고서 내용 중 한국인 응답자의 65%는 신기술로 인해 다른 사람과 소통하는 방식 등에서 삶이 더 편해질 것이라는 데 동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새로운 기술에 대한 낙관적 시각이 존재하는 것이다. 또한 본인만의 가치 실현에 점차 중심을 두며 자신과 공통된 가치를 공유하는 브랜드와 연결되길 기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는 점차 디지털화되고 있으며 온라인 경험이 삶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고객들은 소비를 통해 정체성을 드러내고 끊임없이 특별한 경험을 찾는다. 이커머스 기업들도 소비자의 변화와 시대적 요구에 따라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며 끊임없이 변화해야 한다. 즉, 정보기술(IT) 고도화를 통해 단순히 제품이 아닌 제품과 서비스, 제품과 새로운 경험이 결합된 그 이상의 특별한 경험을 제공할 때, 소비자들은 그 이커머스 기업을 기억할 것이다. 이커머스가 ‘뉴노멀’로 자리잡은 쇼핑 환경에서 고객에게 제공할 차별화된 경험과 혜택이 무엇일지 신중한 고민과 혜안이 필요한 시점이다.
양인준 샵백코리아 지사장 injun.yang@shopbac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