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물류경쟁력 세계 17위 … 소프트웨어 경쟁력 확보 필요

한국의 물류경쟁력 순위가 세계 17위로 20위권 내에 최초로 진입했다. 통관과 물류인프라 부문에서 높은 순위를 기록했지만 화물추적, 정시성 등 소프트웨어 측면의 경쟁력은 다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세계은행이 발표한 23년도 물류성과지수(LPI)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한국의 물류경쟁력이 지난 10년 간 하락추세에서 반등하고, LPI 하위 항목 중 통관(7위), 물류인프라(9위)는 세계 10위권 내로 평가됐다고 26일 밝혔다.

물류성과지수는 각국 물류경쟁력을 가늠할 수 있는 대표 지표다. 세계은행이 160여개국의 통관, 물류인프라, 운임 산정 용이성, 물류서비스, 화물추적, 정시성 등 6개 항목으로 나눠 2년마다 발표하고 있다. 이번 물류성과지수는 2018년 이후 5년 만에 발표됐다.

대한상의는 통관과 물류인프라 항목에서 높은 순위를 기록한 이유로 “UNI-PASS 전자통관시스템, AI기반의 엑스레이 판독시스템 도입으로 통관 절차를 간소화하고, 공항, 항만 등 물류기반시설을 업그레이드한 결과”라고 풀이했다. 부산항은 컨테이너 물동량 처리 기준 세계 7위, 인천공항은 국제화물 처리 실적 기준 세계 2위로 평가받는다고 덧붙였다.

아시아권에서는 싱가포르(1위), 홍콩(7위), 일본·대만(13위), 중국(19위)이 한국과 함께 20위권 내에 들었다. 다수의 유럽국가가 20위 내에 든 가운데, 핀란드(2위), 덴마크(3위)가 10년 전보다 크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물류경쟁력 순위가 세계 17위로 20위권 내에 최초로 진입했다. 대한상공회의소 제공
한국의 물류경쟁력 순위가 세계 17위로 20위권 내에 최초로 진입했다. 대한상공회의소 제공

반면 화물추적(23위), 정시성(25위), 운임 산정 용이성(26위) 등 나머지 영역은 모두 20위권 밖으로 밀렸다. 특히 화물의 위치추적과 예정기간 내 화물을 인도받는 정시성 순위는 2014년(28위), 국제운송비용 확인의 용이성을 의미하는 운임 산정 용이성 부문은 2014년(27위)로 올해와 비교해 점수 변화가 거의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대한상의는 통관과 인프라 항목은 LPI 최상위 그룹과 비교했을 때 비슷하지만, 물류 서비스 등 소프트웨어 측면에서는 최상위권 국가 평균과 상당한 격차가 난다고 밝혔다.

대한상의는 한국의 글로벌 물류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물류업무 프로세스를 효율화하고 국제물류 공급사슬의 가시성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3가지 개선과제로 △물류산업의 디지털 전환 속도를 앞당기기 △화물운송의 추적성과 정시성 향상을 위한 통합데이터 플랫폼 구축 △중소물류기업에 대한 지원 확대를 꼽았다.

물류산업의 디지털 전환과 관련해서 대한상의는 “싱가포르나 대만의 경우 정부의 디지털 전환에 대한 정책과 지원프로그램을 통해 물류가 급속도로 발전했다”며 “제조, 유통, 물류업계부터 소비자까지 다양한 주체가 업무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거래, 견견적, 계약, 보험, 수송·배송 의뢰 등이 가능한 원스톱 비즈니스 플랫폼 구축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통합데이터 플랫폼 구축방안과 관련해서는 현재 육상, 해상, 항공으로 분리되어 있는 물류데이터를 통합하고 공유를 원활하게 하기 위해 정부가 추진 중인 물류운송 데이터의 통합플랫폼 구축 완성시기를 최소 24년 말까지 3년 앞당기고, 육상, 해상, 항공을 아우르는 국가 차원의 데이터 표준체계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중소기업은 상대적으로 자본이 부족해 시스템이나 장비 도입이 늦어지므로 재정지원을 확대해야한다고 밝혔다.

장근무 대한상의 유통물류진흥원장은 “인공지능, 무인수배송 등 물류산업의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새로운 시장 창출 및 시장우위를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면서 “디지털 전환 속도를 높이기 위해 정부도 과감히 규제를 개선하고 민간은 자동화·스마트화 기술개발 및 상용화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신영 기자 spicyzer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