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금까지 손쉽게 변별력을 확보하기 위해 ‘공급자’ 입장에서 대학수학능력시험에 교육과정 밖 초고난도 문항을 출제한 점을 반성한다고 밝혔다.
이 부총리는 2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사교육 경감 대책’을 발표하며 “역대 정부를 막론하고 공교육 교육과정 내 수능 출제가 기본 원칙이었다”며 “전문가와 공급자인 출제당국 입장에서 학생 및 학부모 눈높이를 맞추지 못하고 킬러문항이 출제된 것에 대해 반성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조금이라도 더 일찍 발표해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던 점도 깊이 반성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부총리는 “문재인 정부 5년간 사교육 문제가 사실상 방치됐다”며 “윤석열 정부의 교육부는 우리 아이들과 학부모님의 사교육 부담을 가중시키고 교육의 공정성을 훼손하는 악순환을 끊어내고자 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학생, 학부모, 교사가 모두 힘든 와중에 일부 수능 전문 대혁입시학원들은 학생과 학부모를 불안하게 만들어 경제적 이득을 취하고 있었다”며 “공교육 과정에서 나오지 않는 상위 개념을 익혀야 고난도 문제를 더 쉽고 빠르게 풀 수 있고 고득점을 담보할 수 있다고 불안감을 자극해 더 많은 사교육, 더 많은 선행학슴을 유도했고 이는 사교육비 폭증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이해하기 어려운 지문이나 전문용어를 뺀다’는 출제 원칙은 결국 수능을 쉽게 내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킬러문항은 공교육 내에서 다루지 않은 문항들, 공정하지 않은 문항들”이라며 “이러한 조치가 변별력 확보라는 수능의 역할을 약화시키지 않을 것이고 수능을 준비하는 입장에서 혼란이 없을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 부총리는 “킬러문항이 있으면 불수능, 없으면 물수능이라는 것은 사교육의 논리”라며 “새로운 원칙, 새로운 유형을 만드는 게 아니니 학원의 마케팅에 현혹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최다현 기자 da2109@etnews.com
-
최다현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