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가 전국에서 100㎒폭 주파수로 5세대(5G) 이동통신 서비스를 시작한다. 지난해 7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20㎒ 대역폭(3.4~3.42㎓)을 추가 할당 받은 지 1년여 만이다. 대역폭이 넓어지면 전송속도는 빨라진다. 4차선 도로(80㎒)를 달리던 LG유플러스 입장에선 경쟁사와 동등한 5차선 도로(100㎒)를 달리게 된 셈이다.
이동통신 3사가 동일한 주파수 폭을 사용하게 되면서 5G 속도 순위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장비 투자 경쟁이 촉발될 전망이다. SK텔레콤과 KT는 도심 주요 5G 기지국에 삼성전자 최신 64TRx(트랜스리시버) 장비를 순차 도입하며 맞대응에 나섰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이번 주부터 전국 주요 85개 도시에서 100㎒폭으로 5G 전파를 송출한다. 지난해 11월 농어촌 지역에 이어 전국에서 100㎒폭으로 5G 통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LG유플러스는 서울·수도권 인구 밀집 지역 5G 기지국에 화웨이 64TRx 장비를 구축했다. 이에 맞서 SK텔레콤과 KT도 올해 3월부터 도심 기지국 장비 일부를 기존 삼성전자 32TRx에서 신형 64TRx로 교체했다. 안테나 소자와 필터가 2배 많은 64TRx 장비를 도입해야 속도 경쟁에 맞설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삼성전자는 SK텔레콤과 KT 요청에 따라 지난해 말 64TRx 장비 개발을 완료하고 올해 초부터 공급을 시작했다. 삼성이 이통사에 납품한 신형 64TRx는 기존 32TRx 모델과 비교해 데이터 전송 속도 향상과 커버리지 확장 등 성능이 대폭 개선된 제품이다.
통신품질 격차를 확보하기 위한 장비 투자 경쟁이 촉발되면서 올해 통신품질 측정평가 결과에도 이목이 쏠린다. 과기정통부는 이달부터 통신품질평가 측정에 돌입했다. 현재 롱텀에볼루션(LTE) 품질평가를 진행 중이며 조만간 5G도 측정을 시작한다.
가입자 상당수가 몰려있는 서울지역에서 LG유플러스 5G 평균 다운로드 속도는 1Gbps를 넘기는 것이 유력하다. 이 경우 작년 기준 선두였던 SK텔레콤을 살짝 웃돈다. 지난해는 901.96Mbps로 가장 낮았다. 실제 네트워크 속도 측정 프로그램 ‘벤치비’를 통해 광화문·을지로 등 서울 주요 도심에서 LG유플러스 전송속도를 자체 측정한 결과 1200Mbps(고정측정값)를 웃돌았다.
통신품질은 주파수 대역폭×통신장비 성능이다. 이통 3사가 주파수폭이 동일한 만큼 장비 성능에서 경쟁력을 높이는 수밖에 없다. SK텔레콤 측이 지난해 정부에 요구한 3.7㎓ 대역 20㎒폭 추가 할당 논의도 무기한 지연되는 상황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주파수 추가 할당 움직임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사업자간 품질 경쟁도 당분간 주파수 확보보다는 장비 투자에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특히 서울·수도권에서는 삼성전자와 화웨이의 64TRx 장비 성능이 통신품질 핵심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라고 말했다.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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