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7월 인천공항 면세점 사업자가 교체된다. 롯데면세점이 22년 만에 인천공항에서 철수하는 가운데 신라·신세계·현대백화점면세점은 매장 오픈을 위한 준비 작업에 분주하다. 개항 이래 최대 규모의 사업자 교체가 향후 업계 판도에 영향을 미칠 지 관심이 쏠린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다음달 1일부터 인천공항 면세점 교체 작업이 시작된다. 신라·신세계·현대백화점은 당일 자정부터 빠르게 교체 작업에 착수할 계획이다. 우선 7월은 일부 매장이 부분 영업 형태로 운영된다. 전체 매장이 정상 가동하는 '그랜드 오픈' 시점은 대략 8개월 정도 소요될 전망이다.
입점 브랜드 협상도 막바지 단계에 이르렀다. 명품 브랜드 '에·루·샤' 중 DF5 사업권을 따낸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제1여객터미널(T1) 샤넬 매장과 제2여객터미널(T2) 루이비통 매장을 확보했다.
DF1~DF4 사업권을 2개씩 나눠가진 신라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은 복층 매장(듀플렉스)에 샤넬과 루이비통을 유치하는 협상을 진행 중이다. 새로 도입되는 듀플렉스 매장은 T1·T2 터미널 중앙에 위치한 상징적인 매장으로 신라·신세계가 각각 1개씩 확보했다. 양 사가 샤넬·루이비통 매장을 무난하게 나눠 가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신세계면세점의 경우 에르메스 매장 유치를 위한 협상도 진행하고 있다.
이번 면세점 사업자 교체를 기점으로 업계 판도에 변화가 있을지도 주목된다. 코로나 팬데믹 이전 인천공항 면세점 매출은 연간 2조7000억원 수준에 달했다. 업계 2·3위 신라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의 매출 상승이 예상되는 이유다.
관건은 임대료다. 인천공항공사는 이번 신규 사업자 선정부터 고정임대료 방식 대신 여객 수 연동 임대료 산정 방식을 도입했다. 여객 수가 매출액으로 그대로 이어질 지는 미지수다. 자칫 임대료 부담에 허덕이는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온라인 면세 주류 판매가 허용된 점도 변수다. 국세청 고시에 따라 다음달 1일부터 온라인 면세점 주류 판매가 허용된다. 앞으로는 온라인 사전 결제 후 출국장 인도장이나 기내·선내에서 수령할 수 있다. 공항 내 면세점이 없어도 주류 판매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주류 상품군은 마진이 높은 알짜배기 품목으로 꼽힌다. 인천공항에서 철수하는 롯데에게는 공항면세점 주류 수요를 선점할 수 있는 기회다. 실제로 롯데는 시내면세점 잠실월드타워점에 800평 규모의 온라인 주류 전용관을 준비하는 등 적극적이다. 신라·신세계도 온라인 주류 판매 운영을 준비하고 있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사업자는 물론 사업구역, 판매 품목, 임대료 체계까지 모두 바뀌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온라인 주류 판매 허용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어떤 영향을 미칠 지도 관심사”라고 말했다.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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