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갇혀 산 ‘실험실 침팬지’, 처음 세상과 마주한 순간

처음 세상 밖으로 나온 침팬지 바닐라가 놀란 얼굴을 하고 있다. 사진=세이브 더 침스 유튜브 캡처.
처음 세상 밖으로 나온 침팬지 바닐라가 놀란 얼굴을 하고 있다. 사진=세이브 더 침스 유튜브 캡처.

평생을 철창 안에 갇혀 살던 침팬지가 28년 만에 처음 올려다본 하늘에 놀라는 뭉클한 장면이 포착됐다.

지난 27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 등에 따르면, 동물 구호 단체 '세이브 더 침스'(Save The Chimps)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침팬지 '바닐라'의 영상을 공개했다.

바닐라는 1995년 미국 뉴욕의 악명높은 영장류 실험 연구소(LEMSIP)에서 철창에 갇혀 어린 시절을 보냈다. 살아남은 바닐라는 연구실이 폐쇄되면서 캘리포니아의 한 동물 구조시설로 보내졌으나 여기에서도 실내에서만 살았기 때문에 밖에 나가본 적이 없었다.

사진=세이브 더 침스 유튜브 캡처.
사진=세이브 더 침스 유튜브 캡처.
사진=세이브 더 침스 유튜브 캡처.
사진=세이브 더 침스 유튜브 캡처.

공개된 영상은 단체에 의해 미국 플로리다의 한 침팬지 보호구역으로 옮겨지면서 침팬지가 처음 밖으로 나오는 순간을 담았다.

영상 속 바닐라는 바깥 환경이 낯선지 문을 나서지 못하고 잠시 머뭇거렸다. 이를 본 다른 침팬지 한 마리가 용기를 주듯 손을 내밀었다. 이곳에 먼저 와 현재는 우두머리가 된 수컷 드와이트다. 바닐라가 땅으로 내려오자 드와이트가 반기듯 꼭 안아주는 모습도 담겼다.

처음 세상을 본 바닐라는 동그란 눈으로 하늘을 올려다보며 감탄사를 내뱉듯 입을 벌렸다. 무리의 침팬지들이 다가와 반기는데도 바닐라는 하늘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모습이다.

바닐라는 이제 총 226마리의 침팬지가 자유롭게 살고 있는 60헥타르(약 18만 평)가량 되는 보호소에서 지내게 됐다.

세이브 더 침스의 앤드루 할로란 박사는 “바닐라는 매우 잘 적응하고 있다”며 특히 우두머리 드와이트가 바닐라를 챙겨주고 있다고 전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