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가 카카오모빌리티와 전기차 충전사업을 위한 합작법인(JV)을 설립한다. 전기차 충전 플랫폼을 핵심 신사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신호탄이다. LG유플러스 및 그룹사가 보유한 충전 인프라 구축 역량과 카카오모빌리티가 쌓은 서비스형모빌리티(MaaS) 플랫폼 운영 노하우를 결합해 시장 선점에 박차를 가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와 카카오모빌리티는 전기차 충전 사업을 위한 합작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합작법인 설립을 위해 약 250억원씩 출자한다. LG유플러스가 합작사 지분 과반(50%+1주)을 취득해 경영권을 확보, 종속회사로 편입한다.
양사는 이달 중 공정거래위원회에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기업결합 심사를 신청할 계획이다. 이후 연내 사명과 브랜드명, 사업 전략 및 방향성을 수립하고 인력 확보 등 회사 설립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LG유플러스는 전기차 충전 사업 생태계 구축에 나선 그룹 행보에 맞춰 충전 플랫폼을 핵심 신사업으로 육성한다는 구상이다. 전기차 충전기 및 솔루션을 개발하는 LG전자,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하는 LG에너지솔루션, 부품·회로기판 등을 공급하는 LG이노텍 등 계열사와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특히 이번 계약으로 LG유플러스는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전기차 충전사업에 속도를 높이게 됐다. 회사는 올해 초 조직개편을 통해 전담조직 'EV충전사업단'을 신설한 데 이어 LG헬로비전으로부터 전기차 충전 부문을 인수했다. 현준용 부사장이 이끄는 EV충전사업단은 올해 초 베타 출시한 전기차 충전소 검색·예약 플랫폼 '볼트업'과 LG헬로비전에서 양수한 '헬로플러그인'을 운영하고 있다.
합작사가 설립되면 해당 유·무형 자산과 영업권 일체를 신설법인에 양도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로선 인적·물적자산을 신설법인에 양수도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다만 합작사가 새로운 서비스를 출시해 별도 운영하는 방안도 배제할 수 없는 단계”라고 말했다.
합작법인은 LG유플러스의 충전 인프라 관련 기술력과 카카오T·카카오내비 등을 운영하며 빅데이터를 쌓은 카카오모빌리티의 플랫폼 운영 노하우를 결집한다. 양사는 충전 인프라 운영관리, 플랫폼 연계 편의 서비스 등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했다. 내연기관이 전동화·디지털화로 급속히 전환되는 가운데, 아직 뚜렷한 선도 사업자가 없는 전기차 충전 서비스 시장에서 선도적 입지를 차지하겠다는 전략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국내 전기차 수는 약 39만대를 기록, 2030년에는 총 420만대를 돌파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전기차 충전 시장도 블루오션으로 떠올랐다. 환경부는 2030년까지 123만대가 넘는 충전기를 보급한다는 목표를 정했다. 이에 반해 충전 인프라 확산은 시장 성장세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는 “우선 전기차 충전 인프라 확충이 가장 시급한 공동주택 시장에 집중해 서비스 커버리지를 신속하게 확보하겠다”면서, “이를 통해 V2G(자동차전력망연동기술)·V2X(차량사물통신)시장에서 수요와 공급을 최적화하는 '스마트에너지플랫폼'으로 진화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