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 ‘훗타운’ 론칭 100일…하루 이용자 1100명 부진한 성적표

한진 C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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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이 만든 개인간거래(C2C) 직접구매(직구) 플랫폼 '훗타운'이 부진한 성적을 이어가고 있다. 물류 경쟁력을 바탕으로 직구·역직구(크로스보더) 시장에서 차별화를 시도했지만 이용자 수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모습이다. 올해 등기 임원에 이름을 올리며 일선에 나선 조현민 한진 사장의 경영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관측이 나온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한진 훗타운은 오는 6일 출시 100일을 맞는다. 훗타운은 업계 최초 글로벌 C2C 직구 플랫폼으로 지난 3월 정식 론칭됐다. 이용자는 구매자와 판매자로 모두 참여 가능하다. 미국·일본·독일·홍콩·중국에서 직구 판매자로 참여할 수 있으며 국내에서는 국제특송(EMS)이 가능한 41개 국가에 역직구 판매가 가능하다. 글로벌 물류 인프라를 기반으로 크로스보더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계산이다.

현재까지는 기대 이하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출시 당일인 지난 3월 28일부터 7월 1일까지 훗타운 일간 활성 이용자 수(DAU)는 1100명 남짓이다. 지난 3월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9570명 수준이었으나 지난달에는 7311명까지 떨어졌다. 같은 기간 활성 기기 수 또한 4만대에서 3만7000대 수준으로 낮아졌다.

판매자와 상품이 적은 점이 가장 큰 문제다. 훗타운 내 판매자 수는 30여 명으로 약 100여 개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C2C 플랫폼 특성 상 판매 상품 수는 이용자 수로 직결된다. 거래 가능한 상품 수가 적다보니 이용자 수가 늘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강점으로 내세웠던 상품 다양성이나 배송 경쟁력도 기존 업체와 차별화에 실패한 모습이다.

훗타운은 조현민 한진 사장이 진두지휘한 대표적인 신사업이다. 조 사장은 지난해부터 플랫폼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삼겠다고 강조해온 바 있다. 지난 4월에는 훗타운을 포함해 8개 플랫폼 운영을 전담하는 디지털플랫폼사업본부를 신설하고 직접 사업 총괄을 맡았다.

특히 조 사장은 지난 3월 사내이사로 선임돼 경영 전반에 관여하고 있다. 조 사장이 상장사 등기 임원으로 합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영권 승계를 위한 밑작업이 시작된 만큼 경영 능력을 입증해야 하는 시점이다.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플랫폼 사업을 연착륙시키는 것이 급선무다.

한진 관계자는 “훗타운은 특정 타겟을 대상으로 소프트 론칭했으며 이용 패턴 분석을 통해 시장의 문제를 해결하는 검증작업을 우선 수행하는 중”이라며 “검증을 완료한 이후에는 훗타운 포지셔닝을 확고히하고 타겟을 넓혀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