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우크라 침공 이후 러 재벌 자산 2.8조원 동결

러시아 에너지 재벌 게나디 팀첸코가 소유한 초호화 요트. 사진=이탈리아 안사(ANSA) 통신
러시아 에너지 재벌 게나디 팀첸코가 소유한 초호화 요트. 사진=이탈리아 안사(ANSA) 통신

이탈리아가 지난 해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된 이래로 약 20억 유로(약 2조 8300억원)에 달하는 러시아 신흥재벌(올리가르히) 자산을 동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이탈리아 중앙은행 금융정보부(UIF)의 엔조 세라타 국장은 이날 연례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결과를 밝혔다. 수치는 지난달 말 기준으로 갱신됐다.

이탈리아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난해 2월 이후, 유럽연합(EU)이 채택한 '대(對)러시아 제재'에 동참해 러시아 신흥재벌의 은행 계좌, 호화 저택, 요트, 자동차 등 자산을 압류해왔다. 조치의 일환으로 러시아 개인 80명과 관련된 약 3억3000만유로(약 4700억원) 상당의 금융 자산이 동결됐다.

특히 이탈리아는 전쟁 발발 전, 아름다운 해변과 항구 등으로 부유한 러시아 신흥재벌들의 부동산 '놀이터'가 되던 곳이다. 코모호수, 사르데냐, 토스카나, 리구리아 등의 지역이 이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이 때문에 자산 동결 조치로 이탈리아에 묶인 러시아 신흥재벌의 자산 규모가 우리돈 2조 8000억원이 넘게 됐다.

압수된 자산 목록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후원자로 유명한 에너지 재벌 게나디 팀첸코가 소유한 초호화 요트와 러시아 정치인이자 사업가 올레크 사브첸코가 토스카나에 소유한 17세기 주택 등이 포함됐다.

한편, 러시아 철강 및 통신 재벌 알리셰르 우스마노프 등 일부 신흥재벌들은 자산 동결 조치에 반발해 소송을 제기했다. 이탈리아 법원은 지난 4월 이 사건을 EU 최고 재판소인 유럽사법재판소(ECJ)에 회부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