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수입차 시장이 위축된 가운데 브랜드별 희비가 엇갈렸다. BMW가 메르세데스-벤츠를 제치고 수입차 판매 1위에 올랐다. 포르쉐는 역대 최대 판매 실적을 세웠고, 침체를 겪었던 렉서스와 랜드로버는 판매를 두 배 이상 늘리며 가파른 성장세를 나타냈다.
5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수입 승용차 누적 판매 대수는 13만2013대로 작년 동기 대비 2.7% 감소했다. 같은 기간 국산 승용차가 65만1640대 팔려 14.4% 증가한 것과 대비된다.
브랜드별로는 BMW가 작년 동기 대비 1.5% 늘어난 3만8109대를 판매하며 9.7% 감소한 벤츠(3만5409대)를 추월해 1위를 차지했다.
본사로부터 안정적으로 물량을 공급받은 BMW는 5시리즈(1만2081대)를 필두로 X4(3231대), 6시리즈(3128대), X3(2946대) 등 다양한 차종이 고르게 인기를 얻었다. 벤츠는 주력 모델인 E클래스(9409대)와 S클래스(5488대) 판매가 작년 동기 대비 39.0%, 15.2% 각각 줄면서 전체적으로 하락세를 기록했다. 일부 모델은 물량 부족 영향도 받았다.
아우디와 볼보는 선방했다. 아우디 9636대, 볼보 8464대로 작년 동기 대비 13.6%, 20.7% 각각 판매를 늘리며 전년과 같이 3, 4위 자리를 유지했다. 파격적 프로모션을 펼친 아우디 A6는 43.5% 늘어난 4554대가 팔려 판매를 주도했다. 볼보 역시 주력 모델 XC60(2328) 판매가 54.7% 증가했다.
렉서스와 토요타 등 일본 브랜드 약진도 주목된다. 렉서스는 작년 동기 대비 121.1% 증가한 6950대를 판매해 작년 상반기 10위에서 올해 5위로 올라섰다. 토요타는 38.6% 늘어난 2980대를 기록해 전년 11위에서 8위까지 순위를 끌어 올렸다. 한일관계 개선에 경쟁력 있는 신차 공세가 이어진 결과다.
스포츠카 브랜드 포르쉐는 한국 진출 이후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 판매 실적을 경신했다. 포르쉐는 6241대를 기록해 작년 동기 대비 32.0% 증가했다. 포르쉐 대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카이엔은 63.3% 늘어난 3118대로 판매를 이끌었다.
랜드로버는 전체 수입차 브랜드 가운데 가장 큰 폭의 판매 성장률을 기록했다. 올 상반기 2991대를 출고한 랜드로버는 작년 동기 대비 136.8% 성장했다. 신차 레인지로버(1531대)가 판매 절반가량을 차지했다.
MINI, 테슬라, 폭스바겐은 올 상반기 판매가 크게 줄었다. MINI는 작년 동기 대비 23.3% 하락한 4430대로 전년과 같이 판매 순위 7위를 유지했으나, 테슬라는 44.7% 감소한 3732대에 머물며 전년 5위에서 9위까지 내려왔다. 폭스바겐(3240대)은 인증 오류로 인한 출고 중단 등의 여파로 판매가 50.2%가 줄면서 판매 순위는 전년 6위에서 10위로 하락했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올 하반기 주력 신차를 준비 중인 브랜드가 많아 침체된 판매 역시 점차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치연 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