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하루에 3~4번은 날씨를 확인하고 그에 따라 행동을 바꾸기도 한다. 날씨는 기분이나 건강, 정서적 상태, 개인의 심리 또는 신체적 상태와 높은 연관성을 갖는다. 날씨는 외부 환경요인으로 간주되기 쉽지만, 브랜드 매출과 고객 감정, 평가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단순히 여길 수 없다.
사실 날씨가 소비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오래 전부터 알려졌다. 햇빛이 뇌에서 세로토닌을 방출하게 해 기분을 개선하고 진정시키는 데 도움을 주고, 차분하고 행복하면 돈을 쓸 가능성이 높아진다. 반면 눈 또는 비가 내리거나, 너무 덥거나 추운 날에는 오프라인 쇼핑 행동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대신 온라인 쇼핑몰 트래픽이 12% 증가한다.
계절 수요 변화가 큰 의류나 신선식품은 더욱 큰 영향을 받는다. 계절상품은 성수기가 길지 않고, 이월 상품의 잔존가치가 낮기 때문에 날씨에 따른 수요 예측이 매우 중요하다. 실제로 국내 대형마트 매출을 분석해보면 맥주는 여름 매출이 전체의 33%를 차지한다. 소주 또한 여름 매출 비중이 29%나 된다.
그런데 맥주는 기온이 오르면 매출도 상승추세를 보이지만 소주는 여름에 많이 팔리지만 기온이 높아진다고 더 팔리지는 않는다. 또, 와인은 가을과 겨울 판매가 많은 데, 이는 기온보다 명절 선물 수요 때문이다. 가전제품에서도 난방 가전은 가을과 겨울, 냉방 가전은 봄과 여름 매출이 90% 이상으로 높다. 김치냉장고는 김장철을 대비한 가을에 매출 50%가 발생하는 성수기가 뚜렷한 상품이다. 난방 가전과 김치냉장고는 기온이 떨어져야, 에어컨은 기온이 상승해야 매출이 증가하는 데 에어컨 매출에는 습도도 큰 영향을 미친다.
사람에게는 체내 온도와 밖의 공기의 온도인 기온이 모두 중요하다. 기온대는 어느 지역에 살든 또는 나이가 많고 적음에 차이가 없지만 남녀에는 차이가 있다. 여자는 남자보다 기온 변화를 더디게 감지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남자보다 영향을 더 받는다. 사람은 정상온도보다 높은 기온(32.6℃, 습도 60%)에서는 타인을 덜 좋아한다. 기온이 너무 더워지면 남에 대해 너그럽게 대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날씨는 고객 경험 평가에도 영향을 준다. 비 오는 날에는 부정적 기분이 유발돼 고객의 판단과 정보 처리에 영향을 미친다. 온라인에서 제품을 평가할 때 호의적 고객 경험은 비로 인한 부정적 감정의 영향을 약화시킬 수 있지만, 부정적 고객 경험은 비로 인해 평가에 대한 악영향을 강화시키기도 한다. 그렇다고 고객의 평가 맥락에서 비 오는 날씨를 관리할 수 없다. 그러나 고객 경험 행태의 스펙트럼을 파악하고, 관련된 편향에 대한 포괄적 이해는 할 수 있다.
지구 온난화 우려와 기후 변화, 기상이변 등으로 날씨가 고객 경험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날씨는 고객 심리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날씨를 활용하면 마케팅 효과를 배가할 수 있다.
하지만, 이를 예측하는데 한계가 있다. 다행히 데이터 분석 기술이 발달하면서 날씨 데이터를 고객 경험에 적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국내 한 백화점은 잦은 비로 실내 활동 증가를 예측, '백캉스'를 위한 고객 휴게공간과 이벤트를 기획했다. 프랑스 파리의 한 옥외광고판에는 외부 온도를 측정하고 내리는 비를 감지하는 센서가 장착돼 실시간 변화하는 날씨에 적합한 복장을 착용한 모델을 보여준다. 날씨 정보를 잘 활용한다면 부가가치 창출, 비용 절감을 통한 수익성 제고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
이현정 HS애드 DX실장 mktbridge@hsa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