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똑같았나...트위터, ‘스레드’에 고소전 예고

피드, 멘션까지 트위터 닮은 스레드
해시태그, DM, 실트 기능은 빠졌다

너무 똑같았나...트위터, ‘스레드’에 고소전 예고

일론 머스크와 마크 저커버그 '격투기 대결 논란'의 시발점인 메타의 새 SNS '스레드'가 선풍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다.

저커버그에 따르면 스레드는 지난 5일 출시한 이후 16시간 만에 3000만 명의 가입자를 모았다. 기능은 다르지만 마찬가지로 큰 화제가 됐던 '챗GPT'(5일만 100만명 이용자)보다 훨씬 빠른 속도다.

지난해 8월 기준, 일 활성 이용자 2억명을 달성한 트위터를 본격 추격하기 시작한 셈이다. 출시 당일 애플 앱스토어에서 무료 앱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공동 창업자,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 등 유명인들이 트위터에서 스레드로 재빠르게 '갈아타고' 있는 가운데, 트위터는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스레드가 트위터를 모방했다는 지적이다.

린다 야카리노 트위터 최고경영자(CEO)는 “여러분이 트위터 커뮤니티를 만들었다. 그것은 대체할 수 없다”며 “이곳(트위터)은 공공의 광장이다. 우리는 종종 모방되기도 하지만, 트위터 커뮤니티는 결코 복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한 미국 온라인 매체 세마포르에 따르면 트위터는 사내 변호사 알렉스 스피로 명의로 저커버그 메타 CEO에게 경고 서한을 보냈다. 서한에는 “트위터는 지식재산권을 엄격하게 집행할 계획”이라며 “메타가 트위터의 영업 비밀이나 중요 정보 사용을 중단하기 위한 조치를 즉각적으로 취할 것을 촉구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그러면서 “메타는 해당 직원들에게 트위터의 영업 비밀과 지적 재산을 사용한다는 구체적인 의도를 갖고 모방 앱인 '스레드' 개발을 지시했다”며 “이는 주(州)법 및 연방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위터 아닌 트위터”…스레드 얼마나 닮았나
너무 똑같았나...트위터, ‘스레드’에 고소전 예고

그렇다면 스레드는 얼마나 트위터를 닮았을까?

메타는 이용자들이 실시간으로 공개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공간으로 스레드를 포지셔닝 했다. 인스타그램 계정으로 로그인 할 수 있는 '트위터'라고 봐도 무방한 수준이다. 사용자들은 “광고가 없던 트위터 초기가 생각난다”고 평가했다.

피드에 게시글이 뜨는 방식부터, '좋아요' '답글' '리포스트', '공유하기'가 있는 하단 바도 비슷하다. 약간의 순서와 북마크 기능이 사라졌을 뿐 기능 자체는 흡사하다. 스레즈(트위터 '답멘션')이 아래로 달리는 방식 역시 트위터와 동일하다. 한번 올린 게시글을 수정할 수 없고 삭제만 할 수 있다는 점까지 같다.

'트위터 블루'처럼 스레드에도 유료 계정 인증 서비스 '메타 베리파이드'(Meta Verified)가 있다. 다만 트위터 블루처럼 글자수 제한이 늘어나는 옵션을 제공할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해시태그, 실시간 트렌드, 다이렉트 메시지 없다

다만 스레드는 자신의 게시물을 보는 방식과 검색 기능, 실시간 트렌드, 해시태그, 다이렉트 메시지(DM) 기능이 트위터와 다르다. 기능을 많이 뺀 '가벼운 트위터'다.

자신이 작성한 게시물은 인스타그램처럼 메인 화면 우하단에 있는 프로필에서 확인할 수 있다. 게시물은 트위터처럼 표시된다. 또한 검색 기능과 실시간 트렌드를 확인할 수 없고, 해시태그와 DM 기능이 없다.

다만 트위터 글자 제한이 기존 280자인 것에 이용자 불만이 많았던 것을 의식했는지 게시물 당 최대 글자수도 500자로 더 많다는 점은 장점이다.

또한 무료 계정으로 최대 사진 10장, 영상 5분짜리를 게시할 수 있어 트위터(사진 4장, 영상 2분 20초)보다 많은 콘텐츠를 올릴 수 있다. 특정 단어나 문구가 포함된 답글을 숨기는 기능도 있다.

특히 인스타그램 계정이 있으면 손쉽게 로그인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새로 아이디를 만들지 않아도 되며, 내가 팔로우한 친구 목록도 가져올 수 있다. 월간 활성 이용자 수 20억 명에 달하는 인스타그램이 스레드를 뒷받침한다.

머스크 VS 저커버그 ‘격투기 대결’ 논란의 시작
주짓수 검은띠를 가진 렉스 프리드먼과 훈련하는 마크 저커버그와 일론 머스크. 사진=렉스 프리드먼 유튜브/트위터 갈무리
주짓수 검은띠를 가진 렉스 프리드먼과 훈련하는 마크 저커버그와 일론 머스크. 사진=렉스 프리드먼 유튜브/트위터 갈무리

스레드는 두 억만장자들의 '격투기 대결'로 더욱 유명해진 SNS다.

메타가 스레드를 개발하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머스크CEO가 저커버그CEO를 언급하며 도발했고, 기싸움은 난데없이 격투기 대결 예고로 불이 붙은 것이다.

머스크 CEO의 조롱을 지켜보던 한 이용자가 “저커버그는 주짓수를 한다는데 조심하라”고 하자, 그는 “나는 철창 싸움(케이지 매치)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이어 저커버그가 인스타그램에 “위치를 보내라”라고 응수하자 머스크는 “라스베이거스 옥타곤”이라고 종합격투기 UFC 경기장을 언급했다.

미국 이종격투기 UFC 대표인 데이나 화이트는 두 사람의 경기가 실제 성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그는 TMZ 스포츠와 인터뷰에서 “저커버그가 먼저 내게 전화를 걸어 '머스크가 진심인가요'라고 물었다. 이에 머스크에게 연락하자 '저는 정말 진지합니다'라고 했다”라고 전했다.

두 사람은 인공지능(AI) 연구자이자 오랜 기간 주짓수를 해온 렉스 프리드먼, 대련을 펼치는 모습을 공개하며 분위기가 고조됐다. 이후 머스크는 UFC 챔피언 출신 조르주 생 피에르와 훈련하는 모습도 공개했다.

저커버그는 출시 당일인 지난 5일 머스크의 트위터 계정에 11년만에 등판해 “넌 뭐야”라고 따지는 뜻으로 통용되는 이른바 '가짜 스파이더맨' 밈을 올리기도 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