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전력건설그룹(PowerChina·파워차이나)이 세계 최대 국부펀드인 노르웨이중앙은행투자청(NBIM)의 '블랙리스트' 명단에 올랐다. 멸종위기 종을 위협에 빠트린 환경파괴 행위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기준을 위반해 투자 대상에서 배제됐다. 오는 9월 재무정보공개 협의체(TNFD) 가이드라인이 공개되면 기업활동이 자연과 생물다양성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공개해야하는 만큼 우리 기업들도 ESG 경영 전환에 속도를 내야한다는 지적이다.
NBIM는 지난 6일(현지시간) 심각한 환경 파괴행위를 한 파워차이나와 심각한 부패행위와 금융범죄를 저지른 영국 페트로팩(Petrofac)을 투자 대상에서 제외했다고 밝혔다.
수력발전부문 설계·시공·운영을 하는 중국 파워차이나의 자회사 신하이드로(Sinhydro)는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북부에 위치한 바탕 토루(Batang Toru) 수력발전 프로젝트 시공·운영을 담당한다.
NBIM 윤리위원회에 따르면 신하이드로 바탕 토루 수력발전 프로젝트가 현존 유인원 중 가장 심각한 멸종위기 종인 타파눌리 오랑우탄의 서식지에서 진행된다. 타파눌리 오랑우탄은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바탕토루 숲에만 800마리 미만이 생존하고 있다.
NBIM 윤리위원회는 지난 2월 14일 바탕 토루 수력발전 건설은 환경을 파괴하는 한편 오랑우탄뿐 아니라 다른 심각한 멸종 위기 종들의 생존에 심각한 위협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파워차이나가 NBIM의 지적에 답변을 주지 않자 지난 6일 회사를 투자대상에서 제외했다.
또한 NBIM은 영국 페트로팩(Petrofac)과 자회사들이 지난 15년 동안 6개국에서 부패 혐의·의혹에 연루됐다고 보고, 블랙리스트에 이름을 올리고 향후 3년 동안 투자 재개 여부를 관찰하기로 했다.
오는 9월 TNFD 가이드라인이 공개되면 국내외 기업들은 향후 기업활동이 자연과 생물다양성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공개해야한다. 이에 전문가들은 광범위한 수준에서 ESG 경영 전환에 속도를 내야한다고 강조했다.
오지헌 법무법인 원 변호사는 “이미 G7 정상회의에서도 기후변화적 접근에서 나아가 자연친화적 접근(NPA) 도입을 선언한만큼 기업들은 글로벌 ESG 스탠더드 변화 추이에 신속히 대응해야한다”면서 “반부패 분야 역시 각국의 입법·사법처리 수준이 강화되고 있다는 점을 주의해야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파워차이나를 투자 배제 대상에 올린 NBIM은 이날 석유·가스분야 EPC기업 영국 페트로팩도 블랙리스트에 올렸다.
NBIM은 페트로팩과 자회사들이 지난 15년 동안 6개국에서 부패 혐의·의혹에 연루됐다고 지적하고, 향후 3년 동안 회사의 자구책이 지배구조 개선 등에 영향을 줄 수 있는지 평가한 후 투자 재개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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