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쿠터를 타고 대낮에 미국 뉴욕 도심을 누비며 총기를 난사한 2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날 사고로 1명이 사망하고 3명이 부상을 입었다.
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경찰은 전날 뉴욕 브루클린과 퀸스에서 총격 사건을 벌인 브루클린 출신 히스패닉계 남성 토마스 아브레우(25)를 기소했다.
아브레우는 30분간 번호판 없는 스쿠터를 타고 뉴욕 도심 곳곳을 누비며 행인들에게 총격을 가한 혐의를 받는다.
첫 총격은 8일 11시 10분 브루클린에서 발생했다. 당시 거리를 걷던 21세 남성이 어깨에 총을 맞았다. 17분 후 아브레우는 퀸스에서 86세 노인에게 총격을 가했다. 이후에도 아브레우는 뉴욕 도심을 돌아다니며 방아쇠를 여러 차례 당겼고 대부분이 빗나갔다.
그로부터 8분 뒤 44세 남성이 세번째 피해자가 됐다. 마지막으로 퀸스 자메이카 에비뉴에서 63세 남성이 어깨에 총을 맞았다.
피해자들은 총상을 직후 모두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다만 86세 노인은 결국 숨졌고, 다른 3명의 피해자는 치료를 받고 있다.
아브레우는 범행 시작 2시간여만인 오후 1시 10분쯤 퀸스에서 체포됐다. 체포 당시 스쿠터 수납공간에는 9㎜권총과 확장형 탄창 등이 발견됐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총기 난사 당시의 상황이 담긴 영상들이 퍼졌다. 여기에는 아브레우가 스쿠터를 탄 채 천천히 접근해 총격을 가하자 부상을 입은 피해자가 놀라 뒤돌아보는 모습까지 고스란히 담겼다.
또 다른 피해자의 아내는 “남편은 자신을 쏜 남자를 보지도 못했다”며 “경찰은 범인이 (무차별적으로) 사람들을 쏘는 미친 남자라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사망한 80대 노인의 손자는 “할아버지와 함께 예멘으로 돌아가기로 했었다”며 “만약 할아버지가 살았다면 그(범인)를 용서했겠지만, 이제는 절대 그를 용서할 수 없다”고 비통한 심경을 전했다.
한편, 기소된 뒤 경찰차에 탑승하기 직전 범인 아브레우가 옅게 웃는 모습이 현지 언론 카메라에 포착됐다. 이에 네티즌들은 “쓰레기”, “뒤에는 총을 쏘는 겁쟁이” 등 분노 섞인 반응을 보였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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