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한 농부가 500kg에 달하는 거대한 건초 더미 아래 깔렸다가 이웃이 'W3W'를 통해 재빠르게 신고한 덕에 목숨을 구했다.
10일(현지시간) 영국 메트로에 따르면, 영국 잉글랜드 노팅엄셔주 워크솝에 사는 마이클 모스(39)는 지난달 23일 야외에서 점심을 먹던 중 누군가 “도와주세요!”하고 외치는 소리를 들었다.
샌드위치를 든 채로 목소리를 따라 들판을 뛰어다니던 모스는 500m쯤 떨어진 거리에서 소리의 근원지를 찾았다. 바로 거대한 건초 더미에 깔린 농부 스티븐이었다.
모스는 바로 옆에 세워진 트랙터를 보고 상황을 얼추 파악할 수 있었다. 트랙터로 건초더미를 옮기던 농부가 넘어진 건초 더미에 깔린 것이다.
하지만 500kg이나 나가는 건초더미는 모스가 밀어낼 수도 없었고, 무엇보다 농부의 부상이 심각해보여 그의 팔을 당겨 빼내기도 어려워 보였다.
모스는 재빨리 긴급구조번호 999를 눌렀다. 그러나 또 다른 문제가 있었다. 이 넓은 들판에는 상세 주소가 없어 신고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그때 모스는 응급실에서 근무했던 상사가 추천한 어플리케이션 '왓쓰리워즈'(What3Words; W3W)가 생각났다.
W3W는 영국의 스타트업 기업에서 개발한 세 단어 주소 체계다. 전 세계 어느 지역이든 가로 3m, 세로 3m로 나누어 각 칸마다 3개의 단어를 조합해 고유 주소를 부여하기 때문에 상세 주소 없이도 정확한 위치 파악이 가능하다. 영국에서는 응급 서비스의 85%가 W3W를 사용하고 있다.
W3W 앱에 표시된 단어는 '아빠'(Dads), '그을린'(scorched), '헤어스타일'(hairstyle). 그는 세 단어를 상담원에게 불러줬고, 15분 만에 구조대가 도착했다.
농부 스티븐은 골반과 대퇴골에 심각한 외상을 입고 치료를 받았다. 만약 W3W를 통한 재빠른 신고가 아니었다면 부상이 더욱 심각했을 수도 있다.
이 기능은 한국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카카오맵에서도 사용할 수 있으며 자신의 위치를 길게 누르면 'w3w' 버튼이 뜨는데, 이를 소방서에 공유하면 소방대원이 신속하게 신고자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
주소나 지번으로 설명하기 애매한 위치를 파악할 수 있어 국내 소방서에서도 이 같은 신고 방식을 권장하고 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