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비전프로' 발표를 기점으로 글로벌 확장현실(XR) 시장에 훈풍이 불기 시작했다. 가상현실(VR) 게임 콘텐츠 활성화 기폭제가 될 지 주목된다. 메타가 곧 차세대 제품인 '퀘스트3'를 선보이고, 삼성전자도 내년 신제품 출시가 예상되는 가운데 VR 게임 라인업 확보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생태계 확장을 촉진할 핵심 킬러 콘텐츠로 이용자 접근성이 높은 게임이 낙점될 것으로 보인다.
16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쿠키런 지식재산(IP)을 활용한 VR 게임을 개발 중인 데브시스터즈를 비롯 '월드워툰즈: 탱크아레나'를 서비스 중인 스토익엔터테인먼트, VR 1인칭슈팅(FPS) 게임 '스트라이크 러쉬'를 개발 중인 스코넥엔터테인먼트 등에 주요 VR 플랫폼과 기기 개발사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컴투스 VR 게임 전문 자회사 컴투스로카 역시 첫 작품 '다크스워드'를 중국 피코스토어에 선보여 유료 앱 순위 1위를 기록한데 이어 연내 메타 스토어 출시를 통해 북미 시장 진출을 예고했다. 국내에서는 아직 VR 기기 이용자 수가 적은 편이지만 해외 성과를 바탕으로 미래 시장 선점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스마일게이트도 글로벌 흥행 FPS IP 크로스파이어를 VR로 확장한 '크로스파이어: 시에라스쿼드' 출시를 준비 중이다.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VR2에 탑재된 4K HDR 고해상도 그래픽과 햅틱 진동, 아이 트래킹 등 몰압감 넘치는 실감형 기술을 대거 적용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차세대 XR 디바이스 보급이 본격화되고 다양한 몰입형 게임이 시장에 등장하기 시작하면서, 이보다 앞서 이용자층과 데이터를 확보한 VR 전문 개발사 선점 효과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며 “디바이스 제작사와도 긴밀한 협력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고 말했다.
디바이스 측면에서 가장 빠른 행보를 보이는 기업은 메타와 피코다. 메타는 오큘러스 인수 이후 꾸준히 후속 제품을 내놓으며 관련 시장 생태계 구축에 앞장섰다. 최근에는 하루 평균 6600만명이 접속하는 글로벌 메타버스 플랫폼 로블록스도 메타 퀘스트 지원 라인업으로 추가해 화제가 됐다.
틱톡을 운영하는 바이트댄스 자회사로 중국 VR 기기 시장에서 압도적 점유율을 확보한 피코도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중국 정부 차원에서 추진되는 VR 산업 육성 정책에 힘입어 기기 보급은 물론 콘텐츠 확보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애플 비전프로 발표 이후 내부적으로 수립된 XR 사업 방침을 전면 재검토하고 새로운 전략을 수립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드웨어 성능 제고와 더불어 킬러 콘텐츠 확보를 위한 협력사 네트워크 확장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박정은 기자 jepark@etnews.com
애플·메타 이어 삼성도 내년 참전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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