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 이하 웹)이 대중에게 4장의 사진을 공개한지 1년이 됐다.
12개월 동안 웹이 사진을 공개하면서 일반 대중은 작은 빛까지 포착하는 능력에 놀랐고, 과학계는 예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발견에 환호했다.
미국 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12일(현지시간) 웹 사진 공개 1주년을 맞아 웹이 촬영한 천체사진을 앞선 우주망원경 허블이 촬영한 것과 비교 분석했다.
지난 4월 미 항공우주국(NASA; 이하 나사)은 태양계에 있는 얼음 행성 '천왕성'의 새로운 사진을 공개했다.
파르라니 빛나는 천왕성은 허블로 촬영한 것과 비슷했지만, 무엇보다 이를 둘러싼 선명한 고리에 관심이 쏠렸다. 천왕성에도 토성처럼 고리가 있지만, 햇빛을 반사하지 않는 암석과 먼지로 이루어져 우주망원경으로 포착하기란 어렵다.
지난 1986년 나사의 보이저 2호 탐사선과 케크 천문대가 힘을 합쳐 처음으로 두 개의 고리를 발견했지만 이는 보이저 2호가 천왕성에 근접한 덕분이었다.
허블도 2022년 가장 바깥쪽의 고리 2개를 촬영했지만 웹은 단 12분 촬영으로 13개 고리 가운데 11개를 선명하게 촬영해냈다.
지난해 8월, 웹은 태양계에서 가장 큰 행성인 목성을 눈에 담았다.
거대한 폭풍 '대적반'과 행성 전반을 둘러싼 줄무늬는 인류가 아는 그대로의 모습이었지만, 극지방은 달랐다.
웹이 촬영한 목성은 극지방이 빛나는 모습이다. 지구보다 2만배나 강한 자기장을 가지고 있는 목성은 태양계에서 가장 강력한 오로라가 발생한다.
한편, 그간 황토색으로만 보였던 목성이 웹의 눈에 푸르게 보인 이유는 허블 같은 가시광선이 아닌 적색·황록색·청색 3개의 특수 적외선 필터의 근적외선 카메라(NIRCam)로 촬영한 3장의 사진을 합성했기 때문이다.
팔렬(Eight-Burst) 성운이라고도 불리는 남쪽고리(Southern Ring) 성운 사진은 웹이 지난해 7월 12일 처음으로 공개한 사진 중 하나였다.
남쪽 고리 성운에서는 죽어가는 별이 계속해서 파도를 일으키며 먼지를 바깥쪽으로 밀어내고 있는데, 과학자들은 이 성운의 중심에 별이 2개가 있다는 것을 알았지만 허블의 눈에는 하나의 별이 점처럼 작게 보였다.
하지만 이를 웹으로 관찰한 결과 성운의 중심에는 별이 두 개가 모두 선명하게 빛났다. 또한 주변에는 세 개의 별이 성운을 빛내고 있었다. 오래전 사라진 빛까지 웹의 날카로운 눈이 포착한 것이다.
웹의 날카로운 시야를 확인할 수 있을 때는 새로운 별들이 태어나는 이른바 '별들의 산란장'을 촬영했을 때다.
별들은 보통 우주 먼지와 가스로 두껍게 둘러싸여 태어나는데, 웹은 이 두꺼운 '고치'를 뚫고 희미한 빛까지 선명하게 잡아낸다.
이는 용골자리(Carina) 성운에서 확인할 수 있다. 용골자리 성운도 지난해 공개한 첫번째 사진에 포함됐다. 특히 사진 상 왼쪽 위는 어린 별들이 태어나는 곳이다. 허블로 촬영했을 때는 보이지 않던 수많은 별들이 웹의 이미지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웹이 첫 번째 공개한 다섯 장 가운데 하나인 딥필드(deep field; 심우주). 허블이 가장 먼저 시도한 이 딥필드는 아무것도 안 보이는 우주공간을 촬영하는 것을 말한다.
허블과 웹이 2003년, 2022년 각각 촬영한 울트라 딥 필드(Ultra Deep Field)는 언뜻 비슷해보인다. 그러나 시간에 엄청난 차이를 보였다. 이 거대한 우주망원경 프로젝트들은 그야말로 '시간이 금'이다. 단 하루만 운용해도 천문학적인 돈이 들어간다.
2003년 허블이 이 이미지를 완성하기 위해 순수하게 들인 시간만 11.3일이다. 허블이 지구 주위를 400바퀴 도는 동안 800번을 촬영해 얻은 것이다. 반면 웹은 허블을 뛰어넘는 사진을 단 20시간만에 촬영해내면서 그 성능을 입증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