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정보화사업 중복투자 방지를 위해 운영하는 '사전협의' 제도에 부작용이 나오고 있다. 사전협의로 인한 사업기간 감소와 일정 지연 등이 발생하면서 업계 부담이 커지고 있다.
사전협의제도는 2010년 전자정부사업 추진 시 중복 개발을 막고 공동이용이 가능하도록 하기 위해 시행됐다. 지난 5월 행정안전부가 사전협의 대상 기관과 사업 범위를 확대하면서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기존 중앙, 시도, 시군구, 산하 공공기관에 더해 시도교육청 및 산하기관이 추가됐다.
사전협의는 통상 수 주에서 두 달 이상이 소요된다. 한정된 기간 내에 사업을 마무리해야 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사전협의 기간 만큼 일정이 줄어들어 사업 품질 저하를 초래할 수 있다. 제도 시행 당시 20억원 이상 사업으로 한정됐던 대상은 현재 중앙 10억원 이상, 광역 1억원 이상, 기초 5000만원 이상의 정보화사업으로 낮춰졌다. 정보전략계획(ISP) 사업은 사업 금액과 관계 없이 모두 해당된다.
특히, 클라우드 전환 사업이 사전협의 대상에 포함되면서 2030년까지 공공시스템 클라우드 전환 사업 지연에 대한 우려가 크다. 업계에서는 클라우드 전환 사업의 경우 기존 사업과 중복 가능성이 낮다고 항변한다. 기존 시스템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사업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일부 중복 사례가 발견돼 대상에 포함했고 당분간 유지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사업 기간은 시행 기업에는 가장 빨리 효율적으로 일을 끝낼 수 있는 마지노선이다. 사전협의로 날아간 시일 만큼 사업 품질 저하는 불보듯 뻔하다. 적용 대상 사업에 대한 최소한의 조정이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