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 50년, 미래 잇는 50년]〈2〉김명준 전 ETRI 원장 “대덕특구, 창의연구·창업 요람돼야”

김명준 전 ETRI 원장은 대덕특구가 창의연구, 창업의 요람이 돼야 이후 성장을 거듭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명준 전 ETRI 원장은 대덕특구가 창의연구, 창업의 요람이 돼야 이후 성장을 거듭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덕연구개발특구는 저에게 애정이 넘치는 곳임과 동시에 도전의 장이었습니다. 이런 대덕특구가 창의연구, 창업의 장으로 자리매김 해 나날이 성장하는 것을 두 눈으로 보고 싶습니다.”

입신 후에는 늘 대덕특구와 함께 했다고 했다. 1986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 몸 담으면서부터 37년 세월이다. 그 사이 대덕특구에서 자란 아이도 인근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 진학, 그의 뒤를 잇고 있다. 대덕특구가 대를 이은 삶의 터전이 된 것이다. 그래서 대덕특구의 발전을 누구보다 바란다. 김명준 전 ETRI 원장 얘기다.

걸음으로 ETRI에서 불과 15분 거리, 김 전 원장의 자택에서 그를 만나 지난 50년 대덕특구에 대한 평가와 앞으로에 대한 조언을 들어봤다.

김 전 원장은 대덕특구의 지난 50년을 '성장의 시간'이라고 평가했다. 특구 내 여러 분야와 기관, 구성원이 각기 영역에서 인고의 과정을 거쳐 기술력을 키워왔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현재는 그 수준에 세계 수준에 도달했다고 평가했다. 김 전 원장은 자신이 속한 전산 영역을 예로 들며 “과거 미국 기술을 '리버스엔지니어링(역공학)'하는 것에서 시작해 스펙을 따라하고, 해외 선진 핵심기술을 기반으로 우리의 서비스를 만드는 등 과정을 거쳐 지금은 우리가 세계 수준에 올라서게 됐다”며 “전산 뿐만 아니라 특구 내 모두가 단계를 밟아 가며 기술을 성장시켰다”고 밝혔다.

그리고는 앞으로의 50년에 특구가 발전을 거듭하려면 '새로움'에 도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원천기술' 개발이 그것이다.

김 전 원장은 “지난 과정을 거치고 기술력을 키우면서 특구 내 역량있는 후배들이 다수 배출되고 있다”며 “이들이 지금의 대덕특구를 보다 융성하게 만들 수 있는 원천기술을 개발하도록 기회를 제공하고,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명준 전 ETRI 원장
김명준 전 ETRI 원장

원장 재임기 '국가지능화' 청사진을 제시하기도 했던 김 전 원장은 인공지능(AI)이 우리나라 전반은 물론이고, 대덕특구에서도 역시 성장의 밑바탕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AI 활용과 적용을 끊임없이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모두가 각자 '칼'이 있는데 AI가 또 하나의 칼, '제2의 필살기'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덕특구가 중점을 둬야하는 과학기술 영역은 '12대 국가전략기술'과 일치한다고 했다. 정부와 보조를 맞춰 6G, AI를 비롯한 전략기술에 집중해 구심점을 공고히 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김 전 원장 재임기 ETRI 창업지원으로 수젠텍, 신테카바이오, 진시스템 등 기업의 성장과 기업공개(IPO)를 이루기도 했는데, 이번 인터뷰에서도 창업을 강조했다.

김 전 원장은 “연구자 중에 창업을 액세서리 쯤으로 여기는 이들이 있는데, 대덕특구의 주인공은 기업이 돼야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라며 “연구원 창업이건, 외부 기업 지원이건 출연연과 연구기관이 기업 성장에 힘을 보태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프랑스 첨단기술단지인 '소피아 앙티폴리스'를 언급했다.

김 전 원장은 “소피아 앙티폴리스는 연구와 기업이 공존하며 큰 성공을 이루고 있다”며 “우리 대덕특구도 연구개발(R&D)의 중심지는 물론이고, 창업 보육의 장으로써 R&D와 창업이 동반 성장하는 공간으로 더욱 거듭나야 한다”고 밝혔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