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이탈리아 수도 로마에선 택시 잡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여름 휴가철 세계 수많은 관광객이 몰려들며 택시 수요가 폭증했지만, 공급은 턱없이 부족해서다.
18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일간지 '일 메사제로'에 따르면 기온이 40도에 육박한 전날 오후 1~3시, 로마 중앙역인 테르미니역 앞 택시 승강장에는 수십 명이 줄지어 택시가 오기를 기다렸다.
그러나 이들은 땡볕 아래 1시간 이상 택시를 기다려야 했다.
관광객뿐만 아니라 로마 시민들 사이에서도 택시 잡기가 어렵다는 불만이 늘고 있다.
로마의 택시 부족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현재 로마에는 택시가 7800대 남짓이다. 여기에 개인 임대차량이 1000대 정도 더 있다.
반면 2020년 통계에 따르면 영국 런던에는 택시 1만9000대, 개인임대차량이 9만6000대가 있고, 프랑스 파리에는 택시 1만8500대, 개인임대차량이 최소 3만대가 있다.
마리오 드라기 전 총리는 택시 면허 발급을 확대하려고 했지만 택시 기사들의 격렬한 항의 시위로 인해 이 계획은 무산됐다.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 겸 인프라 교통부 장관은 19∼20일 로마 택시업계 대표들과 만나서 해결책을 모색할 예정이다.
문제는 택시뿐만이 아니다.
로마의 대표적인 유적 콜로세움 입장권이 최근 실제 가격보다 비싸게 팔리면서 이탈리아 반독점 당국이 조사에 돌입했다.
이탈리아 공정거래위원회(AGCM)는 대형 여행사들이 콜로세움 입장권을 미리 대량 구매해 훨씬 더 비싼 가격으로 관광객들에게 되팔고 있다는 의혹 조사에 나섰다.
콜로세움 입장권은 공식 판매처인 '쿱컬처'에서 판매되는데, 지난해 말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이 사이트에서 입장권이 발행되자마자 매진됐다.
대형 여행사 4곳에서는 계속 티켓을 살 수 있었는데 이 경우 오디오 가이드와 관광 가이드 서비스, 호텔 픽업 서비스, 시티투어, 줄서기 건너뛰기 등의 옵션과 함께 훨씬 비싼 가격으로 재판매됐다.
콜로세움 입장권은 보통 한 장에 18유로(2만5000원)지만, 재판매하는 여행사는 37.5유로(5만3000원)부터 74유로(10만5000원)에 이르는 투어 상품을 판매하고 있었다.
한편, 얼마 전에는 관광객들이 잇달아 콜로세움 벽면을 긁어 낙서를 하는 등 훼손돼 세계적 공분이 일어나기도 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