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오송 지하차도 참사는 우리 사회의 총체적 부실을 드러냈다. 인재 논란이 거세다. 행복청을 비롯 충북도 등 지방자치단체와 신고를 최소 2차례 받은 경찰 대응에 아쉬움이 든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공무원 사회 특유의 '관할주체' 문제가 터져나온다. 고질적인 관할 문제 때문에 안전 사각지대가 생겨나는 것이다. 국민 눈높이에는 책임회피로 여겨진다. '관할' 문제는 물관리 주체 변경으로까지 발전한다. 환경부가 질타를 받으면서 여권에서는 국토교통부로 넘기는 방안까지 거론된다.
우리 정치권과 행정부는 세월호 참사 이후 수 차례 안전한 나라를 강조해 왔다. 이를 위해 해다마 수많은 예산이 투입된다. 그럼에도 재해는 거의 해마다 반복된다. 특히 여름 장마철 사고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이어졌다.
국회도 책임회피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작년 폭우 피해 발생 이후 여야가 예방책 마련을 위해 법안을 발의했으나 아직 국회에서 통과되지 않고 있다.
그나마 정부가 뒤늦게 대책마련에 나섰다. 모니터링 위주 수해대응 시스템에서 나아가 디지털기술을 즉각 활용하는 게 골자다. 실시간 침수 모니터링과 스마트 원격제어 시스템 등을 바탕으로 도시침수 예측 가상모형 시뮬레이션과 대응 매뉴얼을 구축하기로 했다. 이미 광주시에서 구축을 완료했고, 포항·창원 지역에 추가 구축을 진행 중이다. 안양천에도 'AIoT기반 도심 침수 대응 시스템 개발 및 실증'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디지털 기술이 만능은 아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디지털 및 정보통신기술(ICT)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내년 장마철 똑같은 참사를 방지하기 위해 정부 국회 및 지자체가 디지털 및 IT분야 재해대응 투자를 늘렸으면 한다.
김원석 기자 stone20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