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사내벤처 프로그램 'C랩(C-Lab) 인사이드'가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창구로 정착했다. 2012년 사내벤처 프로그램을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10여년간 예비유니콘 기업을 배출할 정도의 성과를 거뒀다. 선배 벤처·스타트업이 후배들의 멘토로 나서는 선순환 구조도 구축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창의적 기업문화를 위한 C랩 인사이드와 스타트업 창업까지 지원하는 C랩 스핀오프 제도가 사내 도전 문화를 정착시키고 있다”라며 “매년 40여개 안팎의 사내벤처를 육성, 올해 400개 돌파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2012년 C랩 인사이드 도입 이후 2015년부터는 이를 발전시켜 우수 과제를 스타트업 창업으로까지 지원하는 'C랩 스핀오프' 제도를 운영 중이다. 스핀오프에 도전하는 사내벤처에게 창업자금과 법인설립을 위한 별도 준비 과정 교육을 지원한다. 먼저 창업에 뛰어든 C랩 선배들의 강의와 교류 기회도 마련해 창업에 대한 현실적인 노하우와 성장 전략을 전한다.
C랩 인사이드는 삼성맨들에게 새로운 꿈을 찾는 플랫폼이다. 5년 내 재입사가 가능하다는 조건이 도전적인 아이디어를 사업화하는 데 부담을 크게 줄였다. 스핀오프 성공사례인 '링크플로우' '에임트'는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예비유니콘으로, '망고슬래브' '모픽' '프링커 코리아' 등은 아기유니콘으로 각각 선정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사내벤처 프로그램을 조직원의 혁신 아이디어를 상품화할 수 있는 창구로 활용한다. 반도체, 가전 등 굵직한 사업 중심 시스템에서는 중소 규모 아이디어를 상품으로 이어가기에는 한계가 있고 내부 의사결정도 느리다. 이런 대기업의 단점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을 사내벤처와 스핀오프 프로그램을 통해 찾은 셈이다.
웨어러블 넥밴드 카메라로 예비유니콘에까지 오른 링크플로우 사례가 대표적이다. 링크플로우는 2015년 사내벤처로 시작해 2016년 스핀오프에 나서기까지 C랩의 체계화된 시스템 도움을 많이 받았다. 삼성전자가 조직 차원에서 스핀오프를 권장하면서 당시 일부 대기업에 남아있던 스핀오프에 대한 부정적 시선도 떨쳐냈다.
삼성전자의 핵심사업부인 MX(모바일)부문 소속이었던 김용국 링크플로우 대표는 41살의 나이에 팀원들과 함께 회사를 차렸다. 지금은 다수 공기업에 현장 모니터링 및 안전 관리 용도로 넥벤드 카메라를 공급하며 연착륙했다.
김 대표는 “대기업 소속일 때는 마케팅, 재무, 법무 등이 모두 갖춰져 있었지만 스타트업으로 나서니 회사 운영을 위한 기본 시스템 구축이 가장 어려웠다”며 “C랩 프로그램이 지원하는 체계적인 사업체 운영실무 교육이 큰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C랩 인사이드 스타트업을 자랑거리로 삼고 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에서 C랩 우수 사내벤처를 2016년부터 매년 선보이고 있다. 올해 CES에서도 △메타버스 러닝 자세 코칭 플랫폼 '메타러닝' △메타버스 콘서트 플랫폼 '폴카믹스' △스마트워치 명상 솔루션 '숨' △3D 홈패브릭 가이드 서비스 '팔레트' 등을 소개했다.
조정형 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