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소프트웨어(SW) 업계는 예상보다 부진한 원격지 개발 실시율과 유지관리요율 상승폭을 두고 '강제화' 등 필요성을 제기했다. 정부가 발주처인 공공 기관에 원격지 개발과 유지관리요율을 권고하는데 그치지 않고, 위반 시 제재와 같은 특단 대책까지 강구해야한다는 것이다.
△원격지 개발 법제화·원격 개발로 '인식 전환' 촉구
SW 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원격지 개발을 독려하고 있지만 '현장 파견' 관행은 여전하다. SW 진흥법은 국가기관 등 장에 SW 사업 발주 시 사업자에 사업수행 장소를 제안토록 권고한다.
업계는 원격지 개발은 근무 환경, 고정 비용 상승으로 이어지고, SW 기업 경영과 제품 품질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법제화가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정보기술(IT) 서비스 업체 관계자는 “원격지 개발은 아무 장소에서나 개발해도 된다는 의미인데, 현실은 발주처 인근에서 개발해야하고, 이는 원격지 개발 실시율에 집계된다”며 “실질적 원격지 개발을 위해서는 원격지 개발 범주를 넓히고, 강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오랜 관행을 깨기 위해서는 제재까지 검토해야한다는 것이다.
다만 법적 강제가 근본 대안은 아니라는 반론도 있다. 법적 제재를 위해서는 책임 소지를 분명히 해야하는데, 기준을 정하는 것이 쉬운 문제는 아니라는 것이다. 이보다는 '원격 개발'로 인식을 전환하고, 정부가 원격 개발을 지원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채효근 IT서비스협회 부회장은 “원격 개발은 클라우드 환경에서 가능하다”면서 “어디서든지 접속해 SW를 개발할 수 있도록 하면 원가도 저렴해지고 발주처가 우려하는 보안 문제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낮은 수준 유지관리요율, 강제화 필요
유지관리요율 또한 오랜 기간 이어진 관행 탓에 개선이 힘들다는 게 SW 업계 진단이다. 시스템통합(SI) 방식 사업에서 하도급 구조는 국내 중소 SW 기업에 더욱 취약하다는 설명이다. 오라클이나 SAP 같은 외산 SW 등에 비해 유지관리비가 후순위로 밀리다보니 국산 솔루션의 유지관리요율이 낮아지는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한 SW 업체 대표는 “SI 기업은 외산 SW가 요구하는 유지관리비를 제외하고 마진을 남기기 때문에 후순위 국산 SW 업체 유지관리비는 삭감될 수밖에 없다”며 “정부는 유지관리요율 가이드 라인을 두지만, 말그대로 참고 기준에 불과해 상황이 좀처럼 나아지질 않는다”고 설명했다.
송광헌 한국상용SW협회장은 “정부가 유지관리요율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온 것을 알지만 인건비 상승분 등을 반영하기에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며 “SW 기업은 경영상 내부 인력을 줄이거나 하는 방법을 고민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이어 “유지관리요율 상향 속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강제화도 한 방안”이라고 덧붙였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
-
류태웅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