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알뜰폰 계열사인 스테이지파이브가 통신망 선택권을 다양화하고, 자체 설비투자를 본격 확대한다. 빌링(과금) 시스템 내재화를 통해 요금제 구성을 다양화하고 서비스 차별화를 꾀한다. 향후 가입자정보관리시스템(HLR)까지 구축해 풀MVNO 사업자로 영역 확장을 염두에 두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스테이지파이브는 SK텔레콤·LG유플러스 망을 임대한 알뜰폰 서비스를 출시한다. 현재는 KT 1곳에서만 임대망을 사용 중이다. 이동통신 3사 전체로 도매제휴를 확대하면서 알뜰폰 사업 기반을 강화하고 소비자 선택권도 확대될 전망이다.
스테이지파이브는 복수 망을 통해 알뜰폰 요금제를 다변화한다. 현재 핀다이렉트에서 판매하는 5G·LTE 요금 상품은 KT로부터 도매하는 15여개 수준이다. 다른 이통사 상품까지 확대, 이통3사를 아우르는 요금 체계를 구축해 가입자 증대 기반을 조성한다는 목표다.
스테이지파이브는 3사망을 임대하면서 자체 과금이 가능한 청구수납 및 고객관리 백오피스 시스템도 구축한다. 자체 영업전산 설비를 갖추면서 독자 상품 설계가 가능해졌다. 현재 대부분 알뜰폰 사업자는 요금제를 출시하려면 통신사에 요청하고 협의해야 한다. 사실상 통신사에서 내려준 요금제 중심으로 상품을 구성할 수밖에 없다.
과금 내재화를 통해 자사 가입자 요금 정보를 명확히 분석하고, 마이데이터와 연동해 제휴·결합할인, 특화상품 구성 등 보다 유연하고 능동적인 서비스 기획이 가능해진다. Z패스를 비롯해 다른 콘텐츠와 제휴한 차별화된 구독 서비스를 선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청구·수납 대행 비용 절감으로 통신요금 인하 여력도 높아졌다. 최근 월 9900원에 데이터 65GB를 제공하는 핀다이렉트Z라이트 요금제도 처음으로 출시했다.
회사 관계자는“단순 데이터·음성·문자 위주 요금제 확대가 아닌, 제휴 서비스를 강화 및 다변화해 소비자별 필요로 하는 맞춤형 혜택을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통사 요금 상품틀에 의존하지 않고 자체 상품을 설계하는 풀MVNO를 염두에둔 포석으로 풀이된다.스테이지파이브는 향후 가입자 위치 확인이 가능한 HLR도 별도 구축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HLR은 가입자 위치를 확인해 전화를 받을 수 있게 해주고 동시에 해당 가입자에 대한 각종 정보를 파악해 각종 부가서비스를 제어해주는 통신망 핵심 장비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풀MVNO 구체 기준이 완비되고, 도매대가 할인 등 정책이 실현될 경우 스테이지파이브가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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