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서 일어난 드론(무인항공기) 공격에 책임이 있음을 시인했다. 이에 대해 미국은 “본토 공격은 지지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24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국방부의 국방정보국 관계자는 “오늘 모스크바 드론 공격은 우크라이나 군정보기관의 특수작전”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날 오전 4시쯤 모스크바 시내 국방부 건물 인근에 있는 건물을 포함해 비주거용 건물 2곳이 드론 공격을 받았다. 해당 사건 직후 우크라이나는 드론 공격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는데, 반나절만에 우크라이나 국방부 관계자가 계획된 공격이었음을 시인한 것이다.
이번 공격으로 인한 인명피해는 없었다. 하지만 러시아 국방부 건물에서 불과 2km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드론 파편이 발견될 정도로 러시아 중심에 깊숙이 침투한 공격이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인근에 거주하던 주민은 폭발음에 잠에서 깼다며 “모든 것이 흔들렸다. 건물 전체가 무너지는 느낌을 받았다. 다만 굉음에 비해 실제 피해는 심각하지 않았다”고 당시를 설명했다.
지난 5월 모스크바 크렘린궁에 대한 드론 공격 시도 이후 가장 두드러진 공격인 이번 사건은 우크라이나 남부 주요 수출항인 항구도시 오데사가 러시아의 대규모 미사일 공격을 받은 지 하루 만에 벌어졌다.
앞서 지난 23일 새벽에는 러시아군이 오데사에 공격을 가해 세계유산에 등재된 '스파소-프레오브라젠스키 성당' 등이 크게 파손됐을 뿐만 아니라 1명이 사망하고 22명이 부상을 입는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이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분명한 보복이 있을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한편, 우크라이나가 모스크바 드론 공격이 자신들의 계획이었음을 밝히자 미국 측은 선을 그었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일반적으로 말해 우리는 러시아 내부의 공격을 지지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러시아는 시내 중심에서 발생한 사건을 두고 “우크라이나의 뻔뻔스러운 테러 행위”라며 “가혹한 보복 조처를 하겠다”고 밝혔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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