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민간 용병기업 바그너그룹의 군사 반란을 사전에 인지하고도 이를 막지 못했으며, 반란 이후 '마비된 듯' 단호한 조치를 취하지 못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25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익명을 요구한 우크라이나와 유럽 보안 관리를 인용해 “지난달 24일 아침, 예브게니 프리고진 바그너 수장이 반란을 시도했을 당시 푸틴은 마비된 것처럼 하루 동안 어떠한 명령도 내리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또한 소식통은 러시아 보안기관이 반란이 일어나기 2~3일 전 반란 조짐을 포착하고 푸틴 대통령에게 경고했다면서 “크렘린궁을 포함한 일부 전략시설에 경호 인력을 늘리고 더 많은 무기를 지급했지만 그 외에는 아무런 조치가 없었다”고 했다.
앞서 윌리엄 번스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무장반란이 일어났을 당시) 36시간 동안 러시아군과 의사결정권자들이 '떠도는'(adrift) 것처럼 보였다”고 평가한 것과 일치한다.
우크라이나 보안 관련 고위 관리는 “(반란이 일어난) 현지 당국은 러시아 지도부로부터 어떠한 명령도 받지 못했다”며 “우리의 관점에서 이것은 러시아 내부의 건강하지 못한 상황을 보여주는 가장 큰 신호다. 권위주의 체제는 지도부의 명확한 지시 없이는 사람들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 방식으로 형성된다. 지도부가 혼란스럽고 혼란스러울 때는 지역 차원에서도 같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WP는 러시아 정부의 늑장대응이 “지난 10년간 자신의 지지를 발전시킨 반란무리(예브게니 프리고진)에 직접 대항하는 것에 대한 푸틴의 두려움을 드러내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프리고진은 지난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당시 바그너그룹과 함께 선봉에 섰으며, 전쟁 이전에는 미국에 허위 정보를 유포하는 댓글부대(troll farm)를 이끌고 중동 및 아프리카에서 준군사 작전을 운영하는 등 러시아 작전에서 주요한 역할을 했다.
다만 WP가 진위 여부를 묻자 러시아 정부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는 반응을 보였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난센스(nonsense)”라며 “(보도 내용은) 정보가 전혀 없는 사람들이 공유한 것”이라고 말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
서희원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