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2026년부터 탄소관세(CBAM)를 수입품에 매겨 탄소배출 규제가 신 무역장벽으로 작용하고 이상기온 현상이 심화하는 등 기후변화 위기 대응책 마련이 시급한 가운데 이끼 신품종인 '탄소꽃이끼'를 탄소흡수원으로 활용해 녹지사업을 벌이는 중소기업이 등장해서 화제다.
주인공은 파코바이오앤그린 이끼연구소(소장 신길호)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다양한 이끼 종자를 생산해 탄소중립을 실현하는 식물산업 모델을 제시했다. 기후 위기로 인한 식량난 해소를 위해 곤충산업이 인류로부터 주목받는 것처럼 회사는 이끼 산업을 미래 신산업으로 여는데 앞장서고 있다.
이끼는 그늘지고 물기를 머문 곳에 서식하면서 미세먼지, 이산화탄소 등 대기 오염물질을 흡수해 주로 가정 내 공기정화 식물 소재다. 우리가 익히 보는 대표 이끼는 털 깃털 이끼, 솔이끼, 우산이끼 등이 있다. 하지만 도심 건물에선 생장하지 못한다.
이끼연구소는 30년간 탄소 흡입량이 많은 새로운 이끼품종을 연구하며 종자업을 지속했다. 그 결과 탄생한 '탄소꽂이끼'는 품종 보호식물로 산림청에 출원해 세계 최초로 임시 품종 보호권을 획득했다.
특히, '탄소 꽃이끼'는 기존 서리이끼에 비해 밀도는 40%, 잎 수는 평균 27개가 더 많다. 도심 기후환경에 최적화한 육성 품종으로 열악한 환경에서도 지속 성장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신길호 이끼연구소 소장은 “탄소꽃이끼는 자체 증발산 작용으로 주변 온도를 덜어줄 뿐 아니라 기존 이끼에 비해 6배 빠른 속도로 광합성을 하고 이산화탄소 흡입 능력도 매우 뛰어나 도심 열섬 현상 감소에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신 소장은 유해 물질(VOCs) 흡입 능력이 뛰어난 탄소꽂이끼가 혹서나 영하 등 척박한 기후변화 환경에서도 강한 생존력을 보여 도심 공원, 수직 정원, 옥상 등 녹색도시 조성 시 탄소중립 대응을 위한 활용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실제 건국대 사회환경공학부 국제기후환경센터 정권 교수 연구팀 실험에 따르면 탄소꽃이끼는 10분 이내에 이산화탄소를 65%(700ppm→250ppm) 이상 감소하고 16분 후엔 2ppm까지 줄였다. 탄소함유량도 평균 44.6%로 탄소흡수원으로서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끼연구소는 새로운 품종을 연구 중으로 현재 20여종 이끼 종자를 등록했다. 이끼연구소에서 개발한탄소꽃이끼는 비료나 제초제 등이 필요없어 공원 유지 관리에 효율적이다. 더불어 이끼를 활용해 절개지 자연복원, 산불피해지역 피해복원 등 생태계 복원 사업에 활용할 방법도 찾고 있다. 아울러 노란이끼, 자색이끼 등 컬러 이끼를 2년 내 개발할 계획이다.
부천시는 부천상동호수공원에 '탄소흡수원 이끼정원'을 조성해 이끼를 활용한 다양한 생태교육 프로그램을 진행중으로 탄소흡수원 이끼정원을 향후 부천시 전역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탄소꽂이끼를 도시농업의 고소득 작물 생산으로 지역 혁신을 꾀한다. 부천시 외에도 이끼정원은 영훈초, 인천 장수동, 인천대공원, 서귀포산업과학고, 경남 창원시 등이 탄소꽃이끼를 도입이 잇따르고 있다.
안수민 기자 smah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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