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옴은 세계 헬스케어 허브가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세계적 수준의 디지털 기술로 개인 맞춤형 질병 관리는 물론 비대면 진료가 활발한 혁신 도시를 조성하겠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 미래 도시 프로젝트 '네옴'을 선보이기 위해 서울을 찾은 마흐무드 알 야마니 네옴 헬스부문 총괄은 전자신문과 인터뷰에서 디지털을 화두로 제시했다. 네옴 디지털 인프라를 활용해 비대면 진료 비율을 50% 이상으로 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네옴 시민의 의료 데이터 역시 디지털로 구축해 질병 예방과 수명 연장에 기여할 계획이다. 혁신 기술을 도입하기 위해 글로벌 기업과 광범위한 협력 의사도 내비쳤다.
사우디 정부 보건 혁신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등 20여년간 신경외과와 의료 행정 분야에서 경력을 쌓은 야마니 총괄은 네옴의 건강·웰빙·생명공학 부문을 담당하고 있다.
그는 “현재 유전자 염기서열과 같은 의료 데이터를 디지털 트윈에 저장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모든 의료 시스템을 디지털 세계에 구현해 직접 병원을 찾지 않아도 되는 도시를 열기 위해서다.
구체적으로는 외래 진료의 비대면 비중을 5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사우디에서 비대면 진료 비중은 5~10%로 추산된다.
야마니 총괄은 “비대면 진료는 비용이 저렴하고 지속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면서 “의료 인프라를 디지털로 통합해 어느 곳에서든 개인 건강을 보호하는 도시를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개인 맞춤형 질병 예방 역시 네옴 의료 정책의 한 축이다. 유전자 정보와 생활습관 등을 수집한 데이터에 인공지능(AI)을 접목해 당뇨나 대사질환 등을 사전에 예방하겠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네온의 첫 의료시설인 '네옴 병원(Hospital)'이 문을 열었다. 초기 의료 인프라가 들어서는 단계지만, 첨단 의료 연구 전진기지가 될 예정이다.
야마니 총괄은 “네옴 시민을 위한 의료 서비스가 최우선 목표”라면서 “디지털 통합 의료 시스템으로 개인 맞춤형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국내에서도 개인 맞춤형 건강 관리 서비스가 등장하고 있지만, 개인정보 활용 문제와 의료계 반대로 초기 수준에 머물러 있다. 야마니 총괄은 네옴에서는 기존에 형성된 관습 없이 백지에서 새로 시작하겠다고 강조했다. 작은 규모로 실증을 거치며 정책 완성도를 높이겠다는 설명이다. 의료진에 대한 디지털 교육 계획도 언급했다. 야마니 총괄은 “최대 5년에 걸쳐 의료진에게 빅데이터와 AI 교육을 실시할 것”이라며 “디지털 인프라를 통한 의료 서비스도 의료진이 책무로 여기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네옴이 글로벌 헬스케어 연구개발(R&D) 허브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만큼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기업과 어떻게 협력할지도 관심사다.
야마디 총괄은 “거대 프로젝트인 만큼 다양한 파트너십이 필요하다”면서도 “네옴만 일방적으로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도 투자하는 합리적 모델을 추구한다”고 말했다. 이어 “굉장히 혁신적인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기 때문에 만약 지원이 이뤄진다면 파트너 지식재산(IP)에 대한 인센티브일 확률이 높다”고 덧붙였다.
송윤섭 기자 sy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