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尹 향해 “폭력적 지배 중… 두려움·억압이 용기·저항으로 전환될 것”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윤석열 정권과 국민의힘을 향해 강한 비판의 메시지를 냈다. 이 대표는 서울-양평 고속도로 의혹과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지명 등을 언급하며 윤석열 정부가 국민의 저항에 시달리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대표는 28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을 무시하는 태도로 과연 국정을 이끌어갈 수 있겠나”라며 “이건 폭력이다. 국민을 대신해서 위임된 권한을 행사하는 것이 아닌 폭력적 지배”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최근 정치 현안에 대한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이 대표는 “나라가 매우 혼란스럽다. 매일 같이 상상하지 못할 일들이 정권과 여당으로부터 벌어지고 있다”고 했다. 특히 “일각에서는 정부·여당이 내년 총선을 대비하는 방법으로 정치혐오를 활용하기로 했다는 말이 있다”며 “(정부·여당이) 뭐 하나 제대로 하는 게 없고 하는 일마다 국민의 뜻과 상식, 법과 원칙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우선 김건희 여사 일가에게 특혜를 주고자 서울-양평 고속도로 종점을 변경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이 대표는 “모든 국민이 안다. 누군가의 이익을 위해 엄청난 비용이 추가되는 불합리한 고속도로 종점 변경을 추진했다고 생각한다”며 “무엇 때문에 큰 비용이 들어가면서 이상하게 길이도 늘어나는 비효율적인 노선으로 급작스레 바꾸나. 이유도 없고 절차도 부당하고 과정도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이동관 대통령실 대외협력특보의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지명에 대해서도 날이 선 반응을 보였다.

윤 대통령은 이날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후보자로 이 특보를 지명했다. 이 후보자는 1957년생으로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했다. 이른바 이명박(MB)계 핵심 관계자였던 그는 이명박 정부 초대 대통령실 대변인과 이명박 정부 초대 홍보수석비서관 등을 거쳤다.

다만 이 후보자는 이명박 정부 재직 당시 방송을 장악하려고 했다는 비판을 받있다. 아울러 방통위원장 내정 소식이 전해지자 아들의 학교폭력 의혹과 이 특보의 학폭 무마 의혹 등으로 인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이동관이라는 인물은 MB 때 방송 탄압의 상징 인물”이라며 “국민의 압도적 다수가 반대하는 데도 굳이 임명을 강행하는 건 국민을 나라의 주인이 아니라 지배 대상으로 여기는 태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후 윤 대통령과 여당을 향해 국민적 저항에 휘말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대표는 “사건을 사건으로 덮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 오염수·강제 동원·양평 고속도로·이동관 임명 등 국민과 싸우겠다는 것”이라며 “국민과 싸운 정권의 말로가 어땠는지 과거를 돌아보라”고 했다.

이어 “잠시 누를 순 있어도 영원히 누를 수는 없다. 잠시 억압할 순 있어도 계속 억압할 수는 없다”면서 “언젠가 이 두려움과 억압이 용기와 저항으로 전환되는 시기 있을 것이다. 역사를 두려워하라”고 덧붙였다.

최기창 기자 mobyd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