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여성 수영 대회에서 상을 휩쓸며 논란이 된 '비수술' 트랜스젠더 선수 리아 토마스. 과거 그와 함께 훈련했던 여성 선수가 “생물학적 남성과 라커룸을 공유하도록 강요받았다”며 학교 측 대응을 비판하고 나섰다.
미국 폭스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펜실베니아대 여성 수영팀 출신의 폴라 스캔런은 지난 27일(현지시간) 하원법사위 소위원회에서 열린 '미성년자를 위한 성인지적 치료' 청문회에 참석해 비수술 트랜스젠더 선수와 라커룸을 함께 썼던 경험이 성폭행 피해자인 자신에게 어떻게 다가왔는지에 대해 이야기했다.
스캔런은 “나와 팀원들은 193cm 키의 생물학적 남성인 리아 앞에서 일주일에 18번이나 옷을 벗어야 했다. 그는 남성 생식기를 그대로 가지고 있었다”며 “몇몇 선수들은 그 상황을 피하기 위해 화장실 칸 안에서 옷을 갈아입어야 했다”고 말했다.
그와 다른 선수들은 이에 대해 학교 측에 항의했지만 소용없었다고 전했다. 그는 “우리는 토마스가 라커룸을 쓰는 것에 대해 '타협할 수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 또한 학교 측은 우리가 남성 앞에서 옷 벗는 것이 익숙해지도록 재교육하기 위한 상담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학교 측은 우리 여성들이 문제인 것처럼 대응했다. 우리가 순응하고 입을 다물기를 기대한 것 같다. 우리의 감정은 중요하지 않았다”며 “그의 성 정체성을 지지하기 위해 우리를 가스라이팅했다”고 호소했다.
스캐런은 또한 몇 년 전만 해도 남성 선수들과 경쟁했던 토마스가 호르몬을 주사하고 여성 선수들과 경쟁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그는 “나는 선수시절, 매주 20시간 이상 훈련했지만, 생물학적 남성은 제칠 수 없었다”며 “토마스는 남성 대회에서 전국 500위권 선수였지만 여자 경기에서는 전미대학체육협회(NCAA) 챔피언이 됐다. 여성들은 시상대에 설 자리를 잃었다”고 전했다.
스캔런은 “오늘날 여성들의 공간을 지키려는 노력이 트랜스젠더 혐오로 폄하 당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리아 토마스는 지난해 3월 500야드(457m) 자유형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하면서 미국 역사상 최초로 NCAA에서 우승한 트랜스젠더 여성 선수가 됐다. 남자 선수일 때 크게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던 토마스가 호르몬 치료만 받고 여자 대회에서 우승하게 되면서 공정성 논란이 이어졌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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