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에는 없는 드론 배송…성남시 탄천은 하늘에서 치킨 시켜 먹는다

성남시, 1일 구미동 물놀이장서 국내 최초 도심 드론 배송 실시
1호 고객은 분당구 삼평동 거주 이신구씨…아들·조카와 치킨 주문

1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구미동 물놀이장에서 국내 최초로 상용화 된 도심 드론 배송을 통해 이신구씨가 주문한 치킨을 기다리고 있다. 김동성 기자
1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구미동 물놀이장에서 국내 최초로 상용화 된 도심 드론 배송을 통해 이신구씨가 주문한 치킨을 기다리고 있다. 김동성 기자

“와요. 와요. 드론이 엄청 커요.”

1일 오전 경기 성남시 분당구 구미동 물놀이장에 드론이 떴다. 국내 최초로 상용화(유료)된 도심 드론 배송이다.

첫 배달은 분당구 삼평동에 거주하는 이신구(43) 가족의 프라이드 치킨. 이 씨는 10살과 12살 아들·조카와 함께 물놀이장을 방문했으며, 점심시간인 만큼 아이들이 치킨을 먹고 싶어 해 앱을 통해 치킨을 주문했다.

치킨을 실은 드론이 모습을 드러내자 물놀이를 즐기던 주변 아이들은 신이 난 듯 “드론 보인다. 우와. 온다”하며 연신 감탄했다.

드론은 배달 음식 파손을 막기 위해 낙하지점에 설치된 볼풀에 정확하게 투하했다. 이 씨가 직접 주문 앱을 통해 주문한 지 20여 분 만이다.

탄천에는 자전거와 산책하는 사람들이 많아 배달 오토바이가 다니기에는 사고 위험이 크다. 하지만 드론 배송은 하천 위 길을 따라 비행해 배달 음식을 신속하고 안전하게 받아볼 수 있다.

이 씨는 “배송이 생각보다 빨리 왔다. 위에서 떨어져서 음식이 망가지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상태가 괜찮았다. 결제도 간편하고, 배달 음식을 시키면 받으러 가야 했는데 상당히 편리해 또 이용할 것”이라며 “아이들이 평소 드론에 관심이 많았는데, 이번 드론 배송을 시켜보니 아이들이 신기해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신상진 시장도 이날 물놀이장에서 시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직접 앱을 통해 커피를 주문하는 등 드론 배송 체험을 했다.

이용방법은 제로랩 홈페이지에 접속해 주문한 물품이 주택전시관 내 드론배달거점에 도착하면 드론에 적재한 후 미리 설정된 안전한 비행경로로 물놀이장 앞 배달점으로 자율항행해 도착한다. 배달점 2~5m 상공에서 안전하게 투하하는 방식으로 물품을 전달한다.

경기 성남시가 1일 탄천 내 물놀이장을 이용하는 시민 편의를 위해 드론 배송 상용화 서비스를 시작한다.
경기 성남시가 1일 탄천 내 물놀이장을 이용하는 시민 편의를 위해 드론 배송 상용화 서비스를 시작한다.

이번 탄천 공원 내 드론 배송사업에는 디스이즈엔지니어링, 제이와이시스템, 베이리스, 세종사이버대, 이노스카이, BGF리테일 등이 공동 참여했다.

특히 사업의 안전성과 사업성 확보를 위해 드론 식별 장치 장착, 드론 배달거점 및 배달점 설치, 안전한 배송경로 구축, 군집 배송, 물류 배송 전문가 자문 등 국토교통부 드론 배송 기준을 준수하고, 행정안전부가 추진·지원하는 주소 기반 드론 배달점도 설치해 운영한다.

디스이즈엔지니어링은 국내 도심 유료 드론 배송 1호 이벤트를 열고, 1호 고객인 이신구 가족에게 드론을 선물했다.

신상진 시장은 “직접 드론 배송 서비스를 이용해 상품을 주문하고 받아보니 드론 배송 시대를 실감할 수 있었다”며 “드론 실증도시 구축사업에 3년 연속 선정된 도시에 걸맞게 성남 시민들은 누구나 일상생활 속에서 4차 산업 기술을 체험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성남시 유료 드론 배송 서비스는 국토교통부 신성장 4.0 계획에 따라 드론 배송 상용화 표준 모델을 마련하기 위해 K-드론 배송 상용화 추진단과 연계해 진행되는 사업이다.

국토부 공모사업인 올해 드론 실증도시 구축사업에 성남시가 선정되면서 올해 3월부터 추진됐다.

오는 11월까지 진행되는 이번 사업에는 국비 12억원, 시비 2억원 등 총 14억원이 투입된다.

성남=김동성 기자 est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