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곳곳의 고층 빌딩을 불법 등반해 아찔한 '인증샷'을 남기는 것으로 유명한 프랑스 남성이 홍콩의 고층 건물에서 추락해 사망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지난달 27일(현지시간) 프랑스 국적의 레미 루시디(30)가 홍콩의 고층 건물 아래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홍콩 트레군터 타워 68층 펜트하우스에서 일하던 가정부에 의해 마지막으로 목격됐다. 이 가정부는 누군가 창문을 두드렸고, 이에 깜짝 놀라 경찰에 신고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경찰이 도착했을 땐 이미 그가 추락한 뒤였다.
현지 경찰은 그의 소지품에서 고층 건물을 오르는 영상이 촬영된 카메라를 입수했으며, 그가 익스트림 스포츠를 하던 중 추락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루시디는 사고 당일 “40층에 사는 친구를 만나러 왔다”고 경비원을 속이고, 해당 건물에 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뒤늦게 거짓말임을 알아챈 경비원이 쫓아 올라갔으나, 이미 루시디는 승강기를 타고 건물로 올라간 뒤였다.
그가 승강기를 타고 올라가는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과 49층에 있는 건물 옥상 자물쇠가 강제로 열린 흔적도 발견됐다.
이후 건물을 등반하던 루시디가 펜트하우스 밖에 고립됐고,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창문을 두드린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다만 정확한 사인은 부검과 추가 조사를 통해 규명할 예정이다.
그는 사망하기 5일 전, 홍콩에서 촬영한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게시했다. 사고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해당 글에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댓글을 남기며 애도를 전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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