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해곡물협정이 만료되면서 수출길이 막힌 우크라이나가 크로아티아 항만을 통한 곡물 수출을 추진한다고 31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이날 고르단 그를리치-라드만 크로아티아 외무장관과 화상 회담한 뒤 곡물 수출을 위한 크로아티아 항만 사용 가능성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쿨레바 장관은 “다뉴브강과 아드리아해에 있는 크로아티아 항만을 통해 우크라이나 곡물을 수송하는 가능성에 합의했다”며 “이들 항구로 향하는 가장 효율적 경로를 마련하고 이 기회를 최대한 살리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7월 17일, 러시아는 서방과 우크라이나측이 의무와 합의를 이행하지 않았다며 흑해곡물협정 추가 연장을 거부했다. 이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자국 은행의 국제 결제망 재가입 등을 협정 복귀에 필요한 선결조건으로 제시하기도 했지만 재협정이 이뤄지지 않았고, 흑해를 통한 수출길은 그대로 막혔다.
이에 우크라이나는 유럽연합(EU)을 통한 육로와 다뉴브 강 항만 등 새로운 수출 경로를 모색하고 나선 것이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국인 크로아티아는 우크라이나에서 약 370km 떨어진 거리에 있고 직접 국경도 맞대고 있지 않다.
하지만 우크라이나와 루마니아 접경 지역의 다뉴브 강이 크로아티아 인접 지역을 거쳐가기 때문에 크로아티아와 협의하면 아드리아해를 통해 지중해로 곡물을 운송할 수 있다.
쿨레바 장관은 이날 회담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이 주요 주제로 다뤄졌다고 전했다. 다만 구체적 내용은 밝힐 수 없다며 “조만간 이행될 구체적 합의가 있었다”고만 언급했다.
한편, 러시아는 흑해 해역에 대한 안전보장을 철회하고 오데사 등 우크라이나 남부 항만 일대에 연일 공습을 가하고 있다. 최근에는 흑해 항만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가 곡물 수출 대체 경로로 사용하는 다뉴브강 항만까지 공습을 확대하는 등 식량을 무기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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