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호 태풍 '독수리'가 중국에 상륙해 22명이 사망하고 33명이 실종된 가운데, 며칠 뒤 6호 태풍 '카눈'이 일본을 강타해 1명이 목숨을 잃었다. 태풍으로 인해 폭염이 이어지고 있는 우리나라도 카눈의 영향을 받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본 공영방송 NHK 등에 따르면 태풍 카눈의 영향으로 2일 오전 오키나와 전체 가구의 34%인 21만 3870호에 전기 공급이 끊겼다. 전날 밤에는 오키나와섬 북부 오기미 마을에서 90대 남성이 무너진 차고에 깔려 목숨을 잃었다.
이날 오키나와현 나하·미야코·신이시가키 공항에서 이착륙할 예정이었던 항공편은 모두 결항했고, 공항 출입도 금지됐다. 높은 파도로 선박 운항이 중단되는 사례도 잇따랐다.
카눈은 이날 오전 9시 기준, 오키나와 남서쪽 약 150km 부근 해상을 시속 10km 속도로 지났다. 중심기압은 930hPa(헥토파스칼), 중심 부근의 최대 풍속은 초속 50m다.
오키나와 지역에는 이날 순간적으로 초속 70m에 이르는 바람이 불 것으로 전망된다. 또 최고 높이가 12m에 달하는 파도가 일 것으로 예보됐다.
앞서 지난달 29일 중국에 태풍 독수리가 상륙하면 중국 베이징과 허베이성 등 수도권 중심으로 많은 인명 피해를 낳았다. 뒤이어 발생한 카눈도 중국 상하이 남쪽에 상륙할 것으로 유력시돼 2개 태풍이 연달아 중국을 강타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카눈 진행 방향 정면인 북서쪽 대기 상층에 자리한 저기압 소용돌이 후면에서 건조한 바람이 불어오면서 서진을 막았고, 중국이 아닌 일본 남쪽으로 향했다. 이와 함께 한반도도 카눈의 영향권에 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현재는 일본 남쪽으로 나아갈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다만 홍콩 기상당국(천문대)이 제주를 정면에 둔 경로를 제시하기도 해 안심하기는 이르다. 카눈은 아직 북태평양고기압을 만나기 전으로 이후 경로 변동성이 크다. 기상청은 이르면 목요일이나 늦으면 토요일쯤 가닥이 잡힐 것으로 보고 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