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간척지가 차세대 이차전지 핵심 소재 공급 기지로 떠오르고 있다. 우수 인프라와 투자 혜택을 바탕으로 이차전지 관련 기업들의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계기로 이차전지 원재료 공급망 내재화가 업계 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그동안 수입에 의존해왔던 이차전지 전구체, 리튬염, 전해질 등 원소재 자체 공급망이 속속 새만금에 만들어져 산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지 주목된다.
2일 찾은 전북 군산의 새만금 국가산업단지에서는 두 건의 신규 투자 관련 행사가 두 시간 간격으로 열렸다.
이날 LS그룹은 2028년까지 1조8402억원을 투입해 새만금에 이차전지 원재료인 전구체와 황산메탈 제조시설을 건립하는 내용의 대규모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이에 앞서 엔켐과 중앙디앤앤엠 합작법인인 이디엘은 5만톤 규모 리튬염(LiPF6) 생산 공장을 착공했다. 리튬염은 이차전지 4대 소재 중 하나인 전해액의 주 생산원료다. 양사는 2026년까지 총 6005억원을 새만금에 투입하기로 했다.
LS 투자협약과 엔켐의 착공은 지난달 20일 새만금 국가산단이 이차전지 특화단지로 지정된 이후 첫 성과다. 새만금은 현 정부 이후에만 총 31개 기업, 6조6000억원의 투자유치 실적을 거뒀다. 이는 2013년 새만금개발청 개청 이후 9년 동안 성과인 1조5000억원의 4배를 초과한 것이다.
특히 올해 들어 국내 주요 대기업들의 조 단위 투자 소식이 이어졌다. 지난 3월 SK온과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중국 최대 전구체 업체인 거린메이(GEM)와 함께 합작사인 지이엠코리아뉴에너지머티리얼즈를 세우고 연내 새만금에 전구체 공장을 착공하기로 했다. 투자 비용은 1조2100억원으로 새만금개발청 개청 이후 제조 분야 역대 최대 규모 투자로 눈길을 끌었다.
이어 LG화학도 지난 4월 중국 화유코발트와 손잡고 새만금에 연 10만톤 규모 공장을 짓기로 했다. 양사는 2028년까지 총 1조2000억원을 투자해 연 10만톤 규모 전구체 생산 설비를 구축할 계획이다.
대주전자재료는 2026년까지 총 2045억원을 투자해 이차전지 음극재 제조시설을 건립하고 있다. 배터리솔루션은 274억을 투자해 고성능 전기차용 양극재를 생산할 계획이다.
천보비엘에스는 총 5125억원을 투자해 중대형 리튬이온 배터리에 사용되는 차세대 전해질 제조공장을 설립하기로 했다. 덕산테코피아도 2024년까지 740억원을 투입해 전해질 제조 공장을 건설한다.
전구체부터 양극재, 음극재, 전해질, 사용후 배터리 재활용까지 이차전지 밸류체인을 형성하는 핵심 기업들이 고루 모여 집적단지를 이루고 있는 셈이다.
새만금이 이차전지 메카로 떠오른 배경으로는 우수한 인프라와 투자환경이 손꼽힌다. 넓은 부지와 교통 인프라를 갖추고 있고 매립지인 만큼 토지 관련 리스크가 없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여기에 새만금 항만과 새만금 공항, KTX 익산역과 연결되는 철도망 등 트라이포트(항만, 공항, 철도) 구축 사업도 진행 중이다. 올해는 투자진흥지구와 첨단산업 특화단지로 지정되면서 규제 혁파, 세제와 예산지원이 예정되며 투자 환경이 더욱 개선됐다.
새만금개발청 관계자는 “LS그룹의 새만금 투자는 사업 확장이 용이한 대규모 부지, 우수한 기반시설, 공장 가동에 필요한 기반시설 여건, 신속한 원스톱 서비스 등을 높이 평가해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새만금(전북)=
정현정 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