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그룹이 1조8000억원을 투자해 새만금에 이차전지 핵심 소재 생산공장을 짓는다. 소재 국산화를 통해 수입 의존도를 낮추고 배터리 공급망 강화에 나선다.
LS그룹은 2일 전북 군산새만금컨벤션센터에서 새만금개발청, 전라북도, 군산시 등 관계 기관과 1조8402억원을 들여 새만금 국가산업단지에 이차전지 핵심소재 제조시설을 건립하는 내용의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투자는 크게 두 가지로 이뤄진다. 이차전지 전구체 생산과 황산메탈 제조다.
LS그룹 지주사인 (주)LS는 양극재 전문 업체 엘앤에프와 전구체 공장을 짓는다. 연내 산단 5공구 13만2200㎡(약 4만평) 부지에 전구체 공장을 착공해 2026년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이후 2028년 말까지 단계적 증설을 통해 총 12만톤 전구체 생산능력을 갖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1차 전구체 공장 투자에만 1조493억원이 투입된다.
LS는 이어 7909억원을 투자해 황산메탈 공장을 세울 계획이다. 올해 12월 별도의 투자협약을 체결할 예정으로, 이곳에서 생산되는 황산메탈을 LS와 엘앤에프 합작사가 공급받는다. 전구체는 배터리의 성능을 결정하는 양극재의 중간단계 소재로, 원재료인 정련된 황산메탈을 혼합해 만든다. 황산메탈을 바탕으로 전구체를 만들면 엘앤에프가 이를 양극재로 완성, 배터리 제조사에 공급하는 구조다. 엘앤에프는 양극재를 LG에너지솔루션, SK온 등 주요 배터리 제조사에 공급하고 있다.
전구체는 그동안 80% 이상을 중국에서 수입해왔다. 풍부한 광물을 바탕으로 중간재 산업이 발달해서다. 그러나 이차전지 성장과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유럽 핵심광물법(CRMA) 등으로 국산화 및 다각화 필요성이 커져 양극재 앞단의 소재까지 생산에 나선 것이다.
LS와 엘앤에프의 이번 협력을 통해 이차전지 소재에 대한 수입 의존도를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양사 사업 경쟁력 강화도 기대된다.
LS그룹은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배터리·전기차·반도체 진출을 결정하고, 사업 구체화를 추진했다. LS그룹 계열사 LS MnM 출자사인 토리컴이 지난 3월 황산니켈 공장을 준공하면서 배터리 소재 사업 첫걸음을 내딛은 데 이어 합작사인 LS-엘앤에프배터리솔루션을 통해 황산니켈, 전구체, 양극재로 이어지는 밸류체인을 구축할 수 있게 돼 이차전지 소재 사업 진용을 갖췄다.
엘앤에프는 세계 최대 전기차 회사인 테슬라에 양극재를 공급할 정도로 기술력을 인정 받았으나 원재료부터 중간재까지 핵심 소재를 내재화 하지 못해 경쟁사 대비 공급망이 뒤처진다는 지적을 받았다. LS와의 협력으로 약점을 보완할 것으로 풀이된다.
윤석열 대통령도 이날 전북 군산새만금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투자협약식을 찾았다. 윤 대통령은 이날부터 여름휴가였지만 미래 산업투자가 이뤄지는 점을 고려해 직접 새만금을 찾아 기업인들을 격려했다.
윤 대통령은 “이차전지는 반도체와 함께 우리나라 전략 자산 핵심”이라며 “더 많은 첨단 기업들이 새만금 플랫폼에 모여들고, 외국기업 투자 더 활성화될 수 있도록 맞춤형 지원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구자은 LS그룹 회장은 “새만금은 우리 LS그룹의 이차전지사업 핵심 거점이 될 것”이라면서 “비철금속분야 최고 경쟁력을 가진 LS와 양극재 선도회사인 엘앤에프가 황산니켈→전구체→양극재로 이어지는 산업 밸류체인을 순수 국내 기술로 구축해 한국 배터리산업 미래 성장을 선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현정 기자 iam@etnews.com, 최기창 기자 mobydic@etnews.com
-
정현정 기자기사 더보기
-
최기창 기자기사 더보기